뉴스투데이이문현

휴대전화 반납하면 할인해 준다더니‥"삭제 사진 복원해 유출"

입력 | 2021-09-24 06:45   수정 | 2021-09-2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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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KT 대리점에서 스마트폰을 새로 바꿨는데,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건지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여성.

지난 5월 모르는 남자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남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알려주면서, 사진 9장을 보내왔습니다.

[피해자]
″제 핸드폰 사진첩에 있던 사진들인데, 그 중에는 다이어트 전후 비교를 하려고 찍은 나체 사진 같은 것도 있어서. 제 눈으로 적나라하게 이제 보게 되니까 정신적으로 되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휴대폰 속에 있던 사적인 사진들이 어떻게 유출된 걸까?

피해 여성은 지난 3월 서울 홍대 근처에 있는 KT 대리점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리점을 방문해 요금 할인 상담을 받으라는 전화였습니다.

흔한 마케팅 전화같았지만, 이게 범죄의 시작이었습니다.

할인 조건은 쓰던 휴대폰 반납.

피해자는 휴대폰 속 민감한 사진들을 직접 삭제하고 반납했습니다.

[피해자]
″암호 적어주고 가면 초기화를 해주겠다고 해서 포스트잇에 다 적어서 드렸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할인 조건이 이상해 다음날 곧바로 쓰던 휴대폰을 되찾아 왔습니다.

만 하루도 안 되는 그 사이, 피해자의 사적인 사진들이 모두 유출됐습니다.

대리점 직원이 삭제된 사진을 모두 복원해 동료들과 돌려본 겁니다.

[전 KT 대리점 관계자]
″매장 안이었어요. 창고에 들어가 봤는데 3-4명 몰려서 핸드폰을 보고 있길래 ″이게 뭐냐″ 하고 본 거예요.나체 사진 같은 거를 돌려보고 있었고.″

범죄가 발생한 곳은 KT 대리점 21개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 총판 소속입니다.

KT 본사는 ″본사가 아니라 위탁 대리점 직원들의 범죄 행위″라며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
″KT 앞을 지나갈 때마다 너무 불안하고. 저 직원도 봤을까. 이런 생각도 드니까. 제 커리어 자체에도 위협이 되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까. 죽고 싶었죠.″

KT의 위탁 총판업체가 피해자에게 처음에 제시한 배상 조건은 휴대폰 5년 공짜 사용.

그러다 MBC 취재가 시작되자 보도를 막는 조건으로 배상액을 1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거부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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