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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오
1,270권 '널고 말리고'‥123년 만의 해인사 포쇄 행사
입력 | 2021-10-08 07:33 수정 | 2021-10-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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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인사가 팔만대장경판을 종이에 찍은 경책을 모두 꺼내 햇빛에 말리는 포쇄행사를 열었습니다.
전체를 포쇄한 건 123년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 건지, 정성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파른 계단에 두줄로 늘어선 스님들이 경책을 조심스럽게 손에서 손으로 전달합니다.
볕 좋은 곳에 놓인 탁자 위에 경책들을 나란히 늘어놓고, 사이 사이 바람이 들 수 있도록 책장을 일일이 넘겨 줍니다.
책이 혹시 상한 곳은 없는지 검수도 꼼꼼히 진행합니다.
[홍정숙/해인사 신도]
″포쇄에 참석해서 그걸(경전을) 두 손으로 안아봤을 때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이번 포쇄 행사에는 장경판전 수다라장 다락에 보관된 경책 1270권이 모두 밖으로 나와 햇빛을 봤습니다.
이 경책들은 1898년 고종황제 때 팔만대장경판을 종이에 찍어 책의 형태로 묶은 선장본으로, 해인사에서 123년 동안 보관해 오고 있습니다.
해인사 포쇄는 ″고려 충렬왕 때 경책과 함께 외사고에 보관된 고려실록을 3년마다 포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유서깊은 행사입니다.
[경암 스님/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원장]
″부처님 말씀이 이 바람결에 한번 사악 스쳐 지나가는 그런 의미가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 마음속에 새긴다는 (뜻입니다.)″
포쇄는 장마철 머금은 습기를 날려 부식과 충해로부터 서적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지혜로, 기록문화를 중요하게 여긴 우리 선조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MBC뉴스 정성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