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건휘

우슈 전 국가대표, 후배에게 성폭력‥감독은 '2차 가해'?

입력 | 2021-12-03 07:12   수정 | 2021-12-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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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격투기 우슈 실업팀의 한 남자 선수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국가대표 출신 같은팀 선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소속팀 감독마저 피해자 탓을 하며 2차 가해를 했습니다.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격투기인 우슈의 한 실업팀 숙소.

지난 9월 같은 팀 선배와 둘이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던 20대 남성 선수 A씨는 이른 아침 깨어났다 깜짝 놀랐습니다.

기억이 끊겼는데, 자신이 속옷까지 완전히 벗은 알몸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방을 쓰는 후배로부터 끔찍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같이 술을 마셨던 남자 선배가 자신의 옷을 벗기고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목격자 (우슈팀 후배)]
″′야 뭐해, 술 더먹어야지′ 그러다가 갑자기 바지랑 팬티랑 같이 잡고 벗겼습니다. 저한테 콘돔 없냐고 막 물어보고.″

후배가 몰래 찍은 사진엔 선배 오 모 씨가 피해자에게 성적인 가혹행위를 하고 있었고, 조롱도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던 팀내 에이스였습니다.

[목격자]
″맞을 거 같더라고요‥좀 무서웠어요. 저보다 체급도 높고 적극적으로 못 말렸죠.″

고통스러워하던 피해자는 소속팀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오히려 피해자를 탓했습니다.

[감독 (지난 9월)]
″너(피해자)를 데리고 와서 지금 (팀이) 위기를 맞는 것 같아. (가해자나 너나) 둘이 똑같다고 나는 생각을 해. 네가 성추행을 당했는데, 그거는 어쨌든 네 말이고. 알겠어?″

목격자인 후배까지 야단을 치고 심지어 다른팀 감독들에게 소문을 냈다고 합니다.

해당 감독은 ″민감한 성 관련 사건이라 개입하지 않았고, 2차 가해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감독]
″나는 이걸 가지고 단 한 사람한테도 전화한 사실이 없습니다. 알린 사람은 딱 우리 회사(실업팀)도 차장 한 사람이에요.″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선배 오 모 씨를 최근 검찰에 넘겼지만, 피해자는 사건 충격으로 선수 생활을 포기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