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경아

'얼어서 기절한 이구아나' 미국 한파 피해‥눈폭풍 사망 보고도

입력 | 2022-01-31 19:53   수정 | 2022-01-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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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맑고 따뜻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에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나무에 있던 이구아나가 얼어붙어서 떨어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허리케인급 겨울 폭풍이 강타한 동부 해안가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임경아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이구아나가 네 다리를 허공에 뻗은 채 죽은 듯 길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공원 여기 저기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멈춰선 이구아나들.

″한 마리 더 있네. 오, 쟤는 움직였어! 잘 했어!″

미국 남동쪽 끝에 위치한 플로리다의 아침 기온이 3도까지 떨어지자 변온동물인 이구아나가 잠을 자다 기절해 나무에서 떨어진 겁니다.

[스테이시 코헨/파충류 전문가]
″나뭇가지에 올라가 잠을 자다가 너무 추워서 매달리는 능력을 잃고 나무에서 많이 떨어지는 겁니다.″

미처 수확하지 못한 감귤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겨울철 최저 기온이 20도를 넘나드는 따뜻한 지역 플로리다에 12년 만에 최악의 한파가 불어닥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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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급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날이 밝자 본격적인 제설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활주로에 제설차가 투입돼 눈을 치워보지만 공항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현지시간 일요일 오후까지 1천4백 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고, 탑승객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였습니다.

시속 120km가 넘는 강풍에 76센티미터가 넘는 눈이 내린 매사추세츠주에는 1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고, 아직 3만5천 가구는 복구가 안 됐습니다.

롱아일랜드 당국은 72세 남성이 눈을 치우다 숨지는 등 이번 폭풍으로 3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뜻해진 바다가 더 많은 습기를 불어넣어 태풍을 키웠다며 이례적인 눈폭풍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