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동혁

한반도 상징된 호랑이‥"겉은 무섭지만 속은 단순"

입력 | 2022-02-01 19:53   수정 | 2022-02-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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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22년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죠.

호랑이는 겉으로 보기엔 무섭고 두려운 동물이지만, 옛날이야기 속에선 단순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우리에겐 친숙한 동물이기도 한데요.

용맹함과 강인함으로 한반도의 상징이 된 호랑이 이야기를 전동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유튜브 누적조회수 3억 회를 넘긴 노래 ′범 내려온다′.

조선시대 때만 해도 범이 내려온다는 말은 재난을 의미했습니다.

경국대전엔 ′호환′이 ′외적의 침공′과 같다며 ′호환′을 막는 것을 지방관리의 중요한 책무로 규정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호랑이는 9백여 개가 넘는 각종 설화와 민담에, 은혜를 갚는 의리있는 동물, 효를 지키는 신령한 동물로 등장합니다.

겉은 무섭지만 속은 단순해서 곶감을 자기보다 무서운 존재로 알고 도망가기도 하는 어리숙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김형주/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공포스럽거나 터부시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조차도 해학적으로 풀어내서 승화시키는 게 우리 민족의 특징인 것 같고…″

호랑이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 ′경술국치′ 직전 한반도의 상징으로 본격 떠오릅니다.

일본 학자들이 1903년부터 한반도의 모습을 나약한 토끼 모양으로 잇따라 형상화하자, 1908년 친일파로 변절하기 전의 최남선이 이에 대한 저항으로 한반도를 용맹한 호랑이 모습으로 표현한 겁니다.

[박은정/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시작이 최남선이다, 이건 아닌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해요. 조선시대부터 쭉 이어져 내려왔던 것들을 종합정리했던 게 최남선이다.″

이제는 우리 땅에서 사라진 호랑이.

그러나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와 평창겨울올림픽의 스타 ′수호랑′으로 부활했습니다.

′호담국′이라 불릴 정도로 호랑이 이야기가 넘쳤던 한반도.

임인년에도 호랑이는 다양한 이야기와 상징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