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희진

한층 더 강해진 압박‥푸틴의 속셈은?

입력 | 2022-02-22 19:54   수정 | 2022-02-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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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쟁을 막기 위해서 미·러 정상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게 어제였는데 하루 만에 분위기는 싸늘하게 반전됐습니다.

지금부터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속내를 분석합니다.

국제 문제를 전문 취재하는 권희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먼저, 엄연히 법적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인데 돈바스 지역의 분리 독립을 승인했단 말이죠.

이것부터 의도가 있다고 봐야죠?

◀ 기자 ▶

푸틴 대통령은 루간스크, 도네츠크의 독립국가 승인과 동시에 평화유지군을 보내기로 했죠.

그러면서 군대를 보내는 건 주권국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러시아군이 들어가더라도 침공이 아니라는 나름의 국제법적 근거를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러시아군이 주둔한 상황에서 교전이라도 벌어지면 ′러시아군이 공격을 받았다′라는 군사적 행동의 명분도 가질 수 있는 거죠.

국경 밖의 러시아군을 아예 우크라이나 국경 안으로 들여보내, 군사적 충돌의 위기를 합법적으로 더욱 높여보겠다는 겁니다.

◀ 앵커 ▶

만약에 러시아가 움직이면 돈바스 지역부터가 될 거라는 예상은 진작부터 있었단 말이죠?

◀ 기자 ▶

푸틴 대통령은 동부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역사의 핵심이고, 동부는 러시아의 옛 영토″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인접한 동부 지역에는 실제로 러시아 국적자가 다수입니다.

러시아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부 러시아 국적을 줬기 때문인데요.

2014년 러시아계가 다수인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됐을 때 동부 루간스크와 도네츠크도 당시 독립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의 독립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뒤에서 민병대를 지원해서 이 지역에서 내전이 이어지는 상황을 유지해왔습니다.

내전을 이용해서 우크라이나를 흔들고, 동시에 분쟁 국가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는 수단으로도 썼던 거죠.

◀ 앵커 ▶

가장 궁금한 것은 그럼 푸틴은 결국 무력 충돌을 마다 하지 않을 거냐, 이거란 말이죠.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기자 ▶

푸틴 대통령은 소련 붕괴 이후 나토가 팽창하면서 유럽의 안보질서를 장악한 지금의 상황 자체를 바꾸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는 걸 문서로 약속하고, 러시아 인접국의 미사일을 빼내는 것 같은 조치를 이행해서, 나토의 영향력을 97년 이전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런 요구에 대해 미국은 의미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사례를 보면, 국민투표 등을 통해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병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러시아는 지금 외교적으로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결국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서 미국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가 있는 거죠.

◀ 앵커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권희진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