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나연

완전 범죄 꿈꾸며 훔친 금 4kg‥명품 쇼핑하다 덜미

입력 | 2022-03-14 20:37   수정 | 2022-03-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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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주 대선 개표방송이 한창이던 새벽에, 서울의 한 금 거래소에서 금붙이 4kg, 시가로 3억 원어치가 사라졌습니다.

범인은 20대 남성이었는데, 백화점에서 여자 친구의 명품 가방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선 개표 방송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새벽 1시 반쯤.

좁은 골목에서 한 남성이 가방을 열자 안에서 무언가 빛을 받아 반짝거립니다.

조금 전 서울 종로의 한 금거래소에서 들고나온 금붙이들입니다.

이 남성은 건물 10층 옥상을 통해 9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창문을 뜯고 들어가 사장 방 철제장 안에 있던 3억2천만 원 상당의 금붙이와 3천만 원짜리 명품시계를 가져갔습니다.

훔친 금은 금괴를 만들려고 모아둔 금반지와 귀고리, 황금열쇠를 포함해 모두 4kg이나 됩니다.

선거날이라 경비가 허술한 틈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관계자]
″(경찰) 10여 명이 여기저기 이제 동선 쫓아다니면서 그때 뭐 선거일이고 해가지고 휴일이었잖아요.″

이틀 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주차장.

커다란 쇼핑백을 든 한 남성이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나자, 경찰이 막아세웁니다.

남성은 훔친 금 일부를 팔아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과 지갑, 향수 등을 구입했습니다.

체포 당시 입고 있던 명품 옷, 타고온 중고 외제차도 최근에 사들인 것이었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박 모 씨는 금괴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 방송 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고, 영화 ′도둑들′을 보면서 완전 범죄를 노렸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이틀 전엔 대낮에 직접 차를 몰고 와 사전답사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CCTV 화면과 창문으로 들어갈 때 남긴 발자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박 씨는 수천만 원을 명품 쇼핑에 탕진하고 2천7백만 원은 대출금을 갚았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나머지 금품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강종수/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