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FBI 모델로 간다는 새 정부 인사 검증

뉴스데스크양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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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차기 정부가 내세운 대통령실 조직 축소의 핵심, 바로 민정수석실 폐지입니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럼 공직후보자의 검증은 누가 하냐는 문제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인수위 측은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 실정에도 이게 적용 가능한 모델인지, 양소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통령직 인수위가 본격 가동되면서 이제 관심은 첫 내각의 면면에 쏠리고 있습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검증은 일단 인수위가 맡습니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는 안갯속입니다.

그간 인사 검증을 맡아온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이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지난 15일)]
″청문 대상인 국무위원, 그리고 필요한 공직자의 검증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경찰 등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구체적 절차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인수위 측은 ″연방수사국 FBI가 기본 검증을 하는 미국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백악관 ′대통령 인사실′이 공직후보자를 먼저 물색한 뒤, 대통령 법률고문의 지휘에 따라 FBI가 이른바 ′배경 검증′에 착수합니다.

후보자의 이웃은 물론, 학창 시절 스승, 심지어 10년 이내 이혼한 배우자까지 면담하고 필요하면 후보자를 직접 조사합니다.

사실상 ′사찰′에 가깝다고 할 만큼 철저하고 전방위적인 검증입니다.

그런데도 중대한 윤리적 결함만 아니라면 임명을 둘러싸고 상원 인사청문회 등에서 여야간 쟁점으로 비화되는 일이 드뭅니다.

FBI의 전문성은 물론, 정치적 중립성에 두터운 신뢰가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법무부와 경찰 주도의 인사 검증에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입니다.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FBI는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이라든지 정권에 도전할 수 있는 그런 기관이거든요. 우리의 정치사를 비추어볼 때 법무부라든지, 검찰이라든지, 경찰이 여태껏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은 거의 없지 않습니까.″

이미 방대한 정보 수집 기능을 법률로 보장받은 경찰.

또 법무부에 주어진 검증 역할을 사실상 검찰이 맡을 거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옵니다.

[장유식 변호사]
″(법무부는) 정보 수집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은 전국 각지에 검찰청이 있고 검찰청에서 수사 정보, 범죄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하는 일종의 손발이 있는 조직이죠.″

지금까지는 민정수석실이 요청하는 정보에만 수사기관의 손길이 미쳤지만, 앞으로 검증 작업 일체를 맡게 되면 정보 수집의 범위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무부나 경찰이) 자기들의 잣대에 의해서 인사 후보자들이 적절한지, 안 한지를 판단하는 (상황이 될 수 있고), 이 정보라는 것은 수사의 단초가 되기도 하고 정보 주체에 대한 어떠한 회유나 협박의 수단이 되기도 하거든요.″

′제왕적 대통령′이란 오명을 벗겠다며 청와대 밖으로 넘긴 인사 검증 권한이, 도리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을 낳는 게 아닌지 정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박주일/영상편집:양홍석

[집중취재M] 'FBI 모델'로 간다는 새 정부 인사 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