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우

초등생 두 아들 살해한 엄마‥"남편 도박빚 등 생활고"

입력 | 2022-04-08 20:26   수정 | 2022-04-0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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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엄마가 이틀 만에 경찰에 자수를 해서 긴급 체포가 됐습니다.

남편의 도박으로 빚이 늘어나면서 생계가 급격하게 어려워졌고, 집까지 압류를 당할까봐 불안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저녁, 서울 금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경찰 과학수사대가 주택 안으로 들어가고, 뒤이어 병원 이송 차량이 들어옵니다.

이곳에 살던 8살과 9살, 초등학생 형제가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이들을 살해한 건 엄마인 40대 김모 씨.

김 씨는 사흘 전, 집 안에서 두 아들을 강제로 숨지게 한 뒤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을 더, 숨진 아들들과 집에서 머물다 어제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김 씨는 수 년 전부터 남편의 도박 등으로 빚이 늘어나면서, 급격히 생계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작년부터 남편과 별거한 김 씨는 ″빚이 쌓이고 이자가 늘면서 집이 압류당해, 아이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을까봐 두려웠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습니다.

이웃들은 이 같은 상황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집 앞에 아이들이 타던 자전거와 퀵보드가 놓여있고, 주민들끼리 하던 SNS에도 아이들 사진을 프로필에 올리는 등 평소 학대의 정황은 느낄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웃 주민]
″애들 아주 착해요, 되게 밝고‥애들이 워낙 활발해서 좀 그런 것 같았거든요.″

″피해자인 두 형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입니다. 이 형제들은 지난달 말까지도 학교에 나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초등학교 관계자]
″특별하게 표시는 안 났어요. 계절에 안 맞게 옷을 입고 다닌다든지 이렇게 어디 인상이 안 좋다든지 그렇지는 않았어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도 아니었던 탓에 주민센터 역시 이 가족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긴급 생계지원 상담이나 요청도 없었습니다.

[구청 관계자]
″상담하러 오셨으면, 오셔서 (상담을) 했으면 기록이라도 있을텐데 그런 게 지금 없는 걸로‥″

현행 형법은 부모를 살해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돼있지만 자녀 살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

법무부는 자녀를 살해한 부모에 대해서도 가중처벌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