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재판개입했지만 무죄" 사법농단 6번째 무죄 확정

뉴스데스크양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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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2017년 2월, 양승태 사법부에서 판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법원이 박근혜 정부와 재판을 거래 대상으로 삼고 개별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죠.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됐고, 14명의 전·현직 고위 법관들이 피고인석에 세워졌는데요.

하지만 오늘 임성근 전 고법 부장판사까지, 모두 6명에게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법원이 스스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던 사법농단.

그런데 정작 자신들의 선배 법관들에게 줄줄이 무죄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칼럼을 쓴 일본 산케이신문 지국장,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임성근 수석부장판사는 담당 판사의 판결문을 미리 받아본 뒤 ″그쪽, 즉 청와대가 서운해 할 거″라며, 판결문을 고치도록 시켰습니다.

이 일로 법정에 서게 된 임 부장판사에게 1심은 ″법관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라고 못박았고, 2심은 다소 수위를 낮췄지만, ″부적절한 재판관여″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런데도, 재판 결과는 무죄.

′직권남용죄′는 자기 권한을 함부로 쓰면 처벌하지만, 권한 밖의 일은 처벌할 수 없다는,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법리가 동원됐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임 전 부장판사의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양홍석 변호사]
″직권남용죄의 적용 범위를 굉장히 협소하게 만들었다고 보고요. 전·현직 법관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의 범죄 성립 여부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임 전 부장판사는,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변호사로서 사법 신뢰 제고에 이바지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사법농단으로 피고인석에 서게 된 전·현직 고위법관 6명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대통령 관련 재판의 경위를 파악하도록 시킨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구속영장을 심사하며 알게 된 수사정보를 윗선에 보고해도, 비밀 누설이 아니라면서,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나란히 무죄였습니다.

그나마 법원 내 비판적 소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또 일부 재판 개입 혐의를 받는 2명의 법관만 1·2심에서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한때 대한민국 사법부 최고 수장으로, 법과 재판 절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원칙대로, 모든 증거를 법정에서 확인하겠다며 증인신문 녹음 파일을 듣는 것만으로 1심에서만 벌써 3년째, 2백 번 넘는 공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두영 / 영상편집 : 이정근

"임성근, 재판개입했지만 무죄"‥ 사법농단 6번째 무죄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