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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형
지적장애인, 축사에서 30년간 강제 노역‥월급도, 연금도 빼앗겨
입력 | 2022-04-28 20:29 수정 | 2022-04-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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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40대 중증 지적장애인이 30년 동안 축사에서 강제 노역을 당하다가 구출이 됐습니다.
축사 주인은 월급은 커녕, 수십 년 동안 이 장애인 앞으로 나온 기초 수급비 9천여만 원까지 가로챘는데요.
정자형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축사 앞 작은 컨테이너입니다.
10제곱미터 남짓한 방에 잡동사니와 뒤섞인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3년이나 지난 즉석식품 하나만 놓여 있습니다.
지적장애인 홍 씨는 이곳에서 홀로 30년간 지내왔습니다.
홍 씨는 이곳 축사에서 혼자 소들을 챙기며,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생활했습니다.
혼자 소 50마리를 키우고 축사 청소, 논밭일까지 도맡아 하느라 하루 11시간씩 일했습니다.
[홍 씨]
″허리가 거의 끊어질 정도로 아프고요. 일하다 보면 (머리도) 바늘로 찌르듯이 그러고‥″
그런데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은 9만 원뿐.
축사주인은 홍 씨가 중학생일 때부터 데려다 일을 시켰는데, 월급은 단 한 번도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1년에 한두 번씩 명절이 돌아올 때만 용돈이라며 몇십만 원 주는 게 다였습니다.
축사주인은 홍 씨의 연금마저 가로챘습니다.
나라에서 기초수급비와 장애인 연금까지 한 달에 90여만 원의 돈이 나왔지만 모두 축사 주인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뺏긴 돈은 9천여만 원이 넘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홍씨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홍 씨]
″(축사 주인이) 그때 알아서 하겠다고 말만 하고 (통장 내역을) 아예 안 보여주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어려워 따로 살며 홍 씨를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가족은 이런 생활하는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홍 씨 동생]
″너무 충격적 이어서‥(축사 주인이) 잘 있다고 했었는데 (형을) 결혼도 시켜줄 거고 (주인) 나이가 70이 넘으니까 소도 형 앞으로 몇 마리씩 (주겠다고 했었습니다.)″
홍 씨와 가족은 축사 주인 김 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 진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