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정은

윤핵관 입김에 자진사퇴‥책임총리 아닌 식물총리?

입력 | 2022-05-28 20:12   수정 | 2022-05-28 20:1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새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으로 사실상 내정됐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스스로 고사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덕수 총리가 추천한 인사였는데,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이른바 ′윤핵관′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무조정실장으로 확정됐다고 알려진 지 나흘 만에, 오늘 오전 윤종원 행장이 자리를 고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행장은 MBC와의 통화에서 ″많이 고민한 결과 여기서 그치는 게 순리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두고 여당과 정부가 계속 대립하는 걸로 비치는 데 부담을 느낀 걸로 보입니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내 전 정부 인사로 분류됐지만 한덕수 총리가 ′훌륭한 경험을 갖췄다′며 국무조정실장에 추천했습니다.

그러자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반대의 뜻을 강하게 전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을 담당해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반대된다는 건데, 당정 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뜻대로 임명이 무산되자 여당은 환영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조금 더 빠른 시간에 (고사)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여론을 직시하고 물러나 주신 거는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협치 카드라던 한 총리가 아무런 권한이 없는 식물 총리인게 드러났다고 비판했습니다.

[오기형/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국무조정실장 천거조차 못 하는 책임총리가 어디 있습니까? 한덕수 총리는 의전 총리, 식물 총리임이 분명해졌습니다.″

한 총리는 언론으로 이 사실을 접하고 ″윤 행장 본인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당장 30일로 잡혔던 대통령·국무총리 간 첫 주례 회동도 배석자인 국무조정실장이 임명되지 않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 측이 삼고초려 했다는 한덕수 총리가 취임 일주일 만에 윤핵관의 벽에 부딪힌 건데, 책임총리로 역할하는게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