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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현
마음 속 '별'로 남은 영원한 국민 MC
입력 | 2022-06-08 20:22 수정 | 2022-06-0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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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말 나에게 참 내려주신 천직이다. 그분들의 위로, 건강 이런 걸 위해서 열심히 해라.″
참 대단한 분이었습니다.
일요일의 남자, 현역 최고령 방송진행자 송해 씨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무려 34년, 방방곡곡을 돌며 온 국민을 웃기고 울렸던 명실상부 국민 MC에게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국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전국! 노래자랑!″
매주 일요일, ′이제 점심 먹을 때쯤 됐구나′를 알려주던 경쾌한 목소리를 남긴 채, 국민 MC는 마이크를 내려놨습니다.
송해, 그는 굴곡진 95년의 인생을 웃음으로 승화한 천생 코미디언이었습니다.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그는 6·25 전쟁 중 부모와 헤어져 혈혈단신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북에서 배운 성악을 밑천 삼아 유랑극단에 들어갔지만 지독한 가난 속, 죽음 문턱에 이르기를 반복했습니다.
[故 송해/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2019년 1월)]
″세상을 비관하는 마음 밖에 없고, 뛰어내렸는데 나무에 가 얹혔어요. 왜 끝까지 안 떨어졌는가 하는 후회심도 있지만, 한쪽으로 ′그러지 말라는 거 아니냐′″
바닥쳤던 송해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은 다름 아닌 TV 시대의 개막이었습니다.
[MBC ′웃으면 복이와요′ 中]
″왜 남의 뺨을 때리냐고. 누가 내가 딸꾹질한다 그랬어? 우리 집사람이 딸꾹질한다 그랬지.″
당대 최고 스타들 옆,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또다시 그를 찾았습니다.
하나 뿐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겁니다.
[다큐 영화 ′송해 1927′ 중]
″옛날부터 자식이 세상을 먼저 떠날 때는 부모의 가슴에 묻고 떠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절망에 빠졌던 시절 ″나들이 프로그램 하자″는 PD의 말에 시작한 전국노래자랑, 그에겐 다시 살아갈 원동력이 됐습니다.
[故 송해/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제 평생의 교과서라고 생각을 하죠. 3살짜리부터 115세들이 나와서 가족 얘기부터 직업 얘기를 하며 환경 얘기, 오늘까지 온 그들의 얘기. 몰랐던 걸 많이 얘기하니까.″
88년 ′경북 성주 편′을 시작으로 1천만 명 넘는 출연자를 만나며 쉼없이 달려온 34년.
지난달,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람들 즐겁게 해주는 딴따라′로 불리기를 원했던 원조 만능엔터테이너.
[故 송해/MBC ′라디오스타′ (지난해 11월)]
″내일의 희망 속에 열심히 살아가시는 해외 동포 여러분들, 해외 근로인 여러분들. 해외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장병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건강들 하시죠?″
[이상벽/방송인]
″′나는 정말 무대에서 죽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정말 최후의 일각까지 무대를 지키신 분이 아니었는가.″
웃음 주고, 위로를 건네는 사명을 내려놓고 영면에 들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 영상편집 :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