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장대비 맞으며 새벽배송‥늘어난 할당량에 밤새 '헉헉'

입력 | 2022-06-30 20:28   수정 | 2022-06-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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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주간에는 물론이고 새벽배송 업무까지 하던 한 50대 배송기사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연, 어제 전해 드렸죠.

이렇게 격무에 시달리는 배송기사들의 현실을 저희가 좀 더 들여다봤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야외에서 일을 해야 하고, 할당량이 늘어서 초과근무도 일상이 됐다는데요.

김민형 기자가 새벽배송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장대비가 쏟아지던 오늘 새벽, 경기도 용인의 마켓컬리 적재장입니다.

배송기사들이 비를 맞으며 택배상자들을 탑차에 실어나릅니다.

이곳에선 마켓컬리가 직접 고용한 직원들과 하청업체에 위탁고용 된 지입기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각은 새벽 3시 50분.

장대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지만 일부 배송기사들은 비를 피할 길 없이 2시간 반 넘게 탑차에 상자를 싣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대표 상품은 아침 7시 전에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그런데 올해 상반기 들어 할당량이 늘어나면서 작업시간과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지입기사들은 물론 직고용 직원들도 말합니다.

[마켓컬리 직원 A씨]
″합쳐서 100개 안팎으로 하고 있어요. (오늘은) 90개에서 100개 사이가 되지 않을까‥″

밤 사이에 100가구에 배송을 하려면 시간당 15가구, 4분당 1가구 꼴로 해야 합니다.

마켓컬리 측은 틈틈이 휴식하라고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쉴 시간이 없습니다.

[마켓컬리 직원 B씨]
″빨리 끝내서 쉬는 분들도 있을 수도 있어요.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쉴 수가 없어요. 저도 마찬가지고‥ 쉬면서 배송한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해요.″

끼니는 편의점 등에서 대충 해결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마켓컬리 직원 A씨]
″<휴게실 같은 건..?> 없어요. 차 안에서.. 대놓고 (먹어요)″

[마켓컬리 지입기사 A씨]
″<뭐 사셨어요?> 빵, 김밥하고 커피..새벽까지 일하니까″

이렇다 보니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이른바 ′투 잡′을 뛰는 지입기사들의 피로도는 그만큼 높아진 상황.

단체 대화방에는 ′60건 가까이 매일 하는 건 쉽지가 않다′, ′배송 출발이 늦으면 종료가 늦어진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에서만 일하는 직고용 직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야간에 정해진 시간만 일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출근시간을 앞당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켓컬리 직원 B씨]
″물량이 많다 보니까 많은 만큼 빨리 출근해야지 물리적으로 그 시간을 채울 수 있다 보니까 일찍 또 출근하고‥ 또 많아지면 또 일찍 출근하고‥″

실제로 배송시간 전인 밤 8시 20분부터 ′출근 확인이 안 된다′, ′어서 작업해달라′고 현장에선 공지되고 있었습니다.

조기 출근이 일상화 되다 보니 회사 내부망에는 ′너무 물량이 과중하게 배정된다′, ′가차없는 할당은 본사의 선택인지 궁금하다′는 직원들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직고용 직원들은 추가 근무를 하면 초과수당을 받지만, 지입 기사들은 ′물량′을 기준으로 계약하는 만큼 수당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마켓컬리 지입기사 B씨]
″초과근무 수당 없어요. 오히려 늦지 말라고 문책을 받지, 그 일을 더 한다고 늦게까지 배송한다고 해서 뭘 페이(수당)를 더 주거나 하는 건 없어요.″

하지만 유례없이 높아진 기름값에, 불안정한 고용 형태 때문에 지입기사들은 이같은 새벽 배송을 포함한 ′투 잡′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 측은 물량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급여를 높였고 임시 투입인력도 늘렸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취재팀이 취재한 야외 작업장의 경우 8월 초 신규 부지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고, 조기 출근 문제도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강종수/영상편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