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한국'을 숨겨라‥한국 웹툰의 중국 영화 성공기

입력 | 2022-08-02 20:35   수정 | 2022-08-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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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두싱 웨추> 라는 작품인데요.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에서는 한국이 원작이라는 사실이 감춰져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베이징에서 조희형 특파원이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미안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중국의 코미디 영화 <두싱웨추>

달에서 우주 프로젝트를 하던 주인공이 팀원들이 다 떠난 뒤에 홀로 남겨져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중국 인기 배우들이 출연하고, 중국 감독이 연출한 중국 제작 영화인데 최근 극장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영화 두싱웨추는 개봉 5일 만에 1천500만 명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고, 박스오피스 수익은 2천1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유명 웹툰 작가 조석의 <문유>가 원작으로 중국측이 국내 투자배급사 판권을 수입해 제작됐습니다.

국내 웹툰이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된 첫 사례지만, 포스터 어디에도 한국 만화가 원작이라고 표시된 부분은 없습니다.

[우 씨/관람객]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고, 기대가 높습니다. 평점이 꽤 높아요.″
(한국 만화가 원작인 거 아세요?)
″몰랐는데요.″

[마 씨/관람객]
″몰랐어요.″

[왕 씨/관람객]
″몰랐어요.″

′한국′ 원작이란 건 관객들에게는 흥행 요인일 수 있지만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류 금지령, 이른바 ′한한령′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부각되는 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살펴야 하는 수입사로선 부담 요인입니다.

영화 <베테랑>이 지난 2019년 중국에서 리메이크 영화로 개봉되는 등 한한령 이후 한국 원작이 중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사례는 모두 27편입니다.

드라마, 웹툰 같은 이른바 K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가정이나 인터넷에선 불법다운로드 같은 비공식 경로를 통한 유통이 활발합니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는 한국이라는 출처를 지우고 중국 현지에서 다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는 방법이 일반화되는 등

한한령 속에 중국은,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두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고별(베이징)/영상편집 : 정선우/영상출처 : 카이신마화(開心麻花),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