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서영

"마지막까지 사명감‥" 환자 대피 돕던 50대 간호사 희생

입력 | 2022-08-05 19:48   수정 | 2022-08-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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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명의 사망자 가운데는 50대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진작 대피할 수 있었지만 끝까지 남아 환자들을 돕다가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이 베테랑 간호사는 20대 아들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진입했을 때, 현장에는 의료진들이 환자들과 함께 남아있었습니다.

진작 대피할 수 있었던 이들은 연기가 들어차는 와중에도 환자들의 투석 줄을 가위로 자르고 있었습니다.

[장재구/경기 이천소방서장]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전부 다 끝까지 남았던 건 아마도 투석 환자들의 투석 중에 그걸 바로 끊을 수 없었기 때문에, 환자들 안전 보호하려고 끝까지 남아 있지 않았나…″

하지만 끝내 5명은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사망자 중 네 명은 환자, 나머지 한 명은 마지막까지 이들 곁을 지켰던 간호사였습니다.

[병원 관계자]
″누가 안 나오고 누가 나온 줄 모르고 한참 있다 보니까 간호사 한 분이 안 나왔어…″

사망한 50대 간호사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딸과 군 복무 중인 아들을 뒀고, 아버지의 팔순 생일을 하루 앞두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빈소도 차려지지 않은 상황.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딸은 평소에도 어머니가 늘 사명감으로 일했었다며 울음을 삼켰습니다.

[희생 간호사 딸]
″사실은 왜 이런 일이 우리한테만 우리 가족한테만 일어났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사명감을 다 하셨구나 그런 생각이…″

유난히 책임감 강하고 성실했던 베테랑 간호사.

평소처럼 환자 곁을 지키다 화를 피하지 못한 그의 소식에 병원 동료들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돌아가신 간호사 분은 평소에는 좀 어떠셨어요?> 무지 성실하셨죠. 그 얘긴 하지 마세요…″

사망자들의 시신은 일단 이천병원에 안치된 가운데, 빈소 설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