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연예
스포츠
뉴스데스크
정자형
의원실의 수상한 환풍기‥"의원님이 피우시겠다는데…"
입력 | 2022-08-05 20:26 수정 | 2022-08-05 20: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금연 건물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것, 너무 당연한 상식인데요.
금연 건물인 전북도의회 건물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의원들이 저마다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놓고 매번 담배 연기 빼내느라 힘들다며, 국민 세금으로 방마다 환풍기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무처는 한술 더 떠 환풍기 수요조사까지 나섰는데요.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지방의회의 황당한 모습,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라북도 도의회 안의 한 의원실.
창문에 환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환기용 창문이 있는데도 또 환풍기가 달려 있는 건데, 도의원이 방에서 담배를 피울 때 쓰는 흡연용 환풍기입니다.
한 도의원은 방 안에 공무원이 와 있어도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웠습니다.
[김00/도의원(지난달 28일)]
″(공무원들이) 약속을 하고 오셨다던가, 그런 것도 아니고… <담배를 태우신 것은 맞고요?> 예.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거나 이러면 담배 한 대씩 피웠죠. 피울 수야 있죠.″
도의회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의원들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현직 도의원]
″(전임 도의원이) 많이 피웠어요. <사무실 바꿨을 때 냄새로 고생하셨겠네요?> 예. 그래서 제가 환기시키느라 욕봤습니다.″
그런데 이 도의원들, 갑자기 의회 사무처에 환풍기 설치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에서 담배 피울 테니 세금으로 환풍기를 설치해 달라는 겁니다.
도의회 사무처는 한술 더 떠 흡연하는 의원을 대상으로 수요조사까지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북도의회 관계자]
″한 분 한 분 (설치) 하는 것보다 수요 조사를 한번 해봐서 한 번에 (설치) 하면 공사비가 싸니까…″
금연건물인 걸 알면서도 의원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오현숙/정의당 도의원(비흡연자)]
″담배 피우시는 의원님들이 집중적으로 그걸 요구를 했어요. 금연건물이라고 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냐고 의원들이 우기니깐…″
공공기관에서 흡연하면 국민건강증진법 위반으로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는데, 최근 3년간 전주시에서 적발된 실내흡연 건수는 98건입니다.
하지만 이곳 도의회에서 적발된 건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전주시보건소 관계자]
″현장 단속이 원칙이다 보니깐. 신고를 받고 간다고 하더라도…″
취재가 시작되자 전북도의회는 환풍기 설치 계획을 중단하고 실내 흡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