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은상

또 공기업에 "자산 팔아라", 이번에는 수도권만 골라서

입력 | 2022-08-15 20:21   수정 | 2022-08-1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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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러면 이 문제 취재한 고은상 기자와 함께 몇 가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고은상 기자. 윤석열 정부도 공공기관들에게 자산을 팔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박근혜 정부 때 일어났던 일을 보니까 기시감이 들 정도로 똑같습니다?

◀ 기자 ▶

그렇습니다.

경제부총리가 한 말까지 똑같습니다.

2013년과 2022년의 말을 잇따라 보실까요?

[현오석/전 경제부총리(2013년)]
″파티는 끝났다고 봅니다.″

[추경호/현 경제부총리(2022년)]
″상징적인 용어로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이야기하면서…″

다른 점이 있다면, 윤석열 정부는 특히 수도권에 있는 자산을 팔라고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에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자산매각 방침을 내놨는데, 가능하면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수도권을 콕 짚어서, 수도권에 본사가 있으면 공공기관은 자산가치가 높은 청사 매각을 검토하고, 수도권에 지사가 있는 곳도 매각 등 활용도를 높이라고 지시했습니다.

◀ 앵커 ▶

수도권이면 아무래도 지방보다 가격도 비싸고, 개발 가능성도 높겠네요?

◀ 기자 ▶

민간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굳이 자산 가치가 없는 부동산을 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공공기관들은 민간이 살만한 자산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결국에는 누가 가져갈 거냐. 십중팔구는 개발업자들이, 토지 개발업자들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가져갈 것이다.″

특히 정보력도 있고 자본력도 있으면 유리하겠죠.

앞서 석유공사 건물을 사간 코람코도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회사입니다.

그래서 공공기관 자산 매각이 결국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 좋은 일 시켜줄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 앵커 ▶

공공기관들은 기재부를 제일 무서워하잖아요.

석유공사 사례에서 본 것처럼 또다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겠네요?

◀ 기자 ▶

공공기관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법 위에 기재부 지침이 있다.″

그만큼 기재부가 막강하다는 뜻이겠죠.

이러니 공공기관들 입장에서는 뭐라도 팔아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정말 이익인지 잘 따져보지 않고 자산을 팔면, 석유공사처럼 나중에 손해 보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자산 얼마나 팔았는지로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공공이 소유한 건물이나 땅 같은 자산을 공공의 목적에 맞게 어떻게 활용할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