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돈욱

[단독] '연쇄 소나무 고사'‥" 개발 노리고 산림훼손"

입력 | 2022-08-26 20:20   수정 | 2022-08-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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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땅값이 오르고 있는 한 시골의 야산에서 소나무 백여 그루가 잇달아 말라 죽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말라 죽은 나무들을 살펴봤더니, 구멍이 뚫린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요.

누군가 개발을 노리고 소나무만 골라서 훼손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돈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울산의 한 야트막한 야산.

가을도 아닌데 산의 절반 가량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소나무만 말라 죽었습니다.

증상은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된 뒤 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근 산의 소나무들은 모두 멀쩡합니다.

이 산의 소나무가 말라죽기 시작한 것은 올해 봄부터 였는데, 주변은 수년전부터 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오르고 있는 지역입니다.

[인근주민]
″심각하거든. 이게 뭐 한두 포기라야 그렇지. 딱 길쭉하게 이 지역만 그렇다니까‥″

숲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말라죽은 소나무마다 구멍이 뚫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 나무에 구멍을 뚫은 뒤 제초제를 넣어 말라죽게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지난해 제주도에서 토지 전용허가를 받기 위해 이런 식으로 소나무를 말라죽게 한 토지주가 적발됐습니다.

산에 식재된 나무의 밀도가 낮아야 개발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나무가 병해충에 의해 고사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죽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관태/울주군 산림보호담당 주무관]
″민원 현장을 확인했고요. 시료 채취 분석 의뢰할 예정이고, 그와 동시에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야산 주변에 CCTV가 없고 소나무를 죽게 한 시료를 분석할 기관도 마땅치 않아, 소나무를 죽게한 범인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이돈욱입니다.

영상취재 : 최창원 / 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