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우

"합의 없이 버틴 건 엄벌 믿기 때문"‥피해자 마지막 탄원

입력 | 2022-09-20 20:14   수정 | 2022-09-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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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선고 직전 마지막 탄원서에서 호소한 내용입니다.

피해자 유족 측이 첫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는데요, 현장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회견이 조금 전 끝났을텐데 어떤 내용입니까?

◀ 기자 ▶

네, 조금 전인 오후 6시쯤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된 이곳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측이 첫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2년 여에 걸친 스토킹과 살인이라면서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재판부에 제출했던 마지막 탄원서 내용을 소개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민고은/유족 측 변호인]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히는 강하고 용기있는 분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전주환의 집요한 합의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 이유는, 그가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전주환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는 변명만 가득했고, 술 핑계를 대거나 공판에 늦게 참석하는 등 반성의 조짐이 전혀 없었다고 변호인은 전했습니다.

또 전주환이 구속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선 수사기관의 잘못을 따지고 싶진 않다면서도 앞으로는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민고은/유족 측 변호인]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사건을 처리할 때 사건에 있는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도 헤아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가족들에게 끼칠 걱정을 염려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잘못된 사실관계가 보도됐고, 고인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보인다며 자제를 거듭 당부했습니다.

◀ 앵커 ▶

유족이 느낀 비통함이 가늠조차 되지 않는데요.

수사 속보도 알아보겠습니다.

전주환이 내일 검찰로 넘겨진다고요?

◀ 기자 ▶

네, 전주환은 내일 오전 보복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넘겨질 예정인데요.

지금까지 조사에서 전주환은 계획적 범행을 거의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통공사의 내부 회계 전산망을 통해 피해자 주소지를 알아내 4차례나 찾아간 점 등 최소 한 달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증거들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서울경찰청 행동분석팀은 전주환에 대해 ′사이코패스 검사′ 실시가 필요한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주환이 교통공사 입사하기 전에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받은 사실도 드러났는데 2018년 당시엔 성범죄가 입사 결격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직위해제된 직원의 내부망 접속을 차단하고, 역무원들의 단독 근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영상편집: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