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수영

한 번의 클릭 실수‥'사망판단'까지 원스톱?

입력 | 2022-10-03 20:36   수정 | 2022-10-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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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양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노인이 사망한 것으로 행정 처리가 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병원 직원이 퇴원 사유로 ′사망′을 잘못 클릭한 건데, 더 황당한 건, 지자체도, 보건 복지부도 어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망′ 처리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살아계신 아버지가 사망자가 됐습니다.′

최근 군산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 게시글입니다.

석 달 전부터 아버지의 노인 기초연금이 끊기고 인감까지 말소됐다는 겁니다.

민원인이 동네 주민센터에 확인해 봤더니 멀쩡히 살아있는 아버지가 ′사망 의심자′로 등록돼 있더라는 겁니다.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병원 직원이 퇴원 수속을 하면서 퇴원하는 이유를 ′사망′으로 클릭한 겁니다.

[군산시 관계자]
″퇴원하고 사망‥ 이렇게 퇴원 사유가 있을 거잖아요? (병원직원이) 실수를 해서 클릭을 바로 옆(′사망′)으로 하셔가지고…″

군산시의 행정은 더 황당했습니다.

사망이라는 최종판단은 지자체가 내리는데 군산시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망한 것으로 정리한 뒤 기초연금까지 끊은 겁니다.

[군산시 관계자]
″(최종적인 검증, 검수는 자치단체에서 한다고 하거든요?) 병원에서 잘못 써 가지고 온 경우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고 나머지는 거의 100퍼센트 확실하거든요.″

문제가 또 있었습니다.

의료기관 등에서 입력된 정보는 보건복지부 시스템에 자동 등록되는데, 보건복지부는 사망자로 오인하는 사례가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며, 복지급여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사망의심자라는 게 사망신고가 늦게 되기 때문에 운영하는 거거든요. 그 전에 급여가 사망한 사람에게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요양병원의 황당한 실수와 행정의 허술한 검증이 빚어낸 사망 판정.

군산시는 민원인에게 사과하고, 미지급한 기초연금을 돌려주는 등 모든 오류를 바로잡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