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SPC 회장 "대국민 사과"‥유족, 계열사 대표 등 고소

입력 | 2022-10-21 20:06   수정 | 2022-10-21 20:0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SPC 계열사 제빵 공장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서 SPC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사고 경위가 명백하게 규명돼야 한다면서, 계열사 대표 등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공장이 있는 평택에서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는데, 현장에 장슬기 기자 나가 있습니다.

장 기자, 지금도 추모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평택역 광장에서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추모 문화제는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뒤 조금 전 마무리됐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추모 단상에 이렇게 국화꽃이 수북이 쌓일 정도로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데요.

오늘 문화제는 유가족과 동료 노동자, 시민 등 1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습니다.

[강규형/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저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답게 존중받으며 일하고 싶습니다.″

참석자들은 SPC그룹이 이윤만 추구하며 노동자들의 안전을 소홀히 한 것이 이번 사고를 초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문화제에서는 SPC 측의 부적절한 사고대응에 대한 새로운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노조 측은 사고 발생 이후 사측이 평택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을 대구공장으로 보내 샌드위치 속재료 생산을 계속 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 다음날 작업을 재개한 게 논란이 되자, 생산 중단을 발표해 놓고 우회적으로 생산을 계속해왔다는 건데요.

SPC 측은 ″대구공장에 간 직원들은 기술 이전 목적의 출장이었다″며 ″사고가 난 생산라인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 앵커 ▶

SPC 측은 오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죠?

어떤 내용 있었습니까?

◀ 기자 ▶

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경영진과 함께 서초구 본사에서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허 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허영인/SPC 회장]
″15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했던 사고와 관련해 다시 한번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허 회장은 사고 다음 날 현장 옆에서 작업을 재개한 것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과했습니다.

SPC는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았는데요.

3년간 천억 원을 투자해 안전 설비를 도입하고, 직원과 사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사 중이란 이유로 질문은 받지 않고 퇴장해 반쪽짜리 회견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고인의 유족 측은 SPC 계열사와 대표이사 등 경영진, 안전관리 책임자를 고소했습니다.

유족은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 사망했고 마지막 모습을 본 가족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명백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오빛나라/유족 측 대리인]
″사고 경위에 대해서 명백하게 밝히고 책임자가 강력하게 좀 처벌되기를 원하는 취지에서…″

조금 전에는 숨진 노동자의 사망 원인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평택역 광장에서 MBC 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조윤기 임지수 / 영상편집: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