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이 만들어졌습니다. 피파순위 2위, 월드컵 첫 우승을 노리는 벨기에가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에 덜미가 잡힌 건데요.
이번 월드컵 들어 유독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차현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를 보유한 피파랭킹 2위 벨기에.
반면 22위 모로코는 국가 연주 때까지도 경기장에 서 있던 주전 골키퍼 부누가 갑자기 엘카주이로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VAR로 골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전반 막판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긴장을 푼 모로코는, 후반 막판 잇따라 골을 성공시키며 카타르 월드컵 이변의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사비리/모로코 축구대표팀]
″월드컵 무대에 나서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뛰는 것은 굉장히 흥분되는 일인데, 선제골을 넣어서 더욱 흥분됐습니다.″
이번 월드컵 들어 전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팀들이 패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정밀해진 판정′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우디와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전반에만 아르헨티나의 3골이 오프사이드로 지워졌는데, 이는 분위기가 뒤바뀌는 계기가 됐습니다.
[스칼로니/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
″극도로 정확한 오프사이드 판정이었습니다.새로운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우리에게 골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을 잡은 일본의 주장 요시다는 ″VAR로 인한 골 취소가 독일전 승리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지난 대회만 해도 포르투갈과 모로코와의 맞대결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팔에 공이 맞았지만 반칙이 선언되지 않아 모로코가 패배했고, 그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는 골라인을 넘어간 램퍼드의 슈팅이 골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잉글랜드가 독일에 통한의 패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이 항의할 때 심판에게 영상을 다시 보라고 몸짓을 할 정도로 정밀해진 비디오 판독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심판 판정을 돕고 있습니다.
결국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차츰 사라지는 대신, ′공은 둥글다′는 축구 단판 승부의 의외성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