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문현

'명장 김치'라더니‥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

입력 | 2022-02-23 06:43   수정 | 2022-02-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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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공장 한 곳에서, 색깔이 변하고 문드러진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직원들의 재료 손질 영상을 MBC가 입수했는데, 변질된 부분들만 도려내고 김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12일]

한 작업자가 거뭇거뭇한 배춧잎을 계속 벗겨 냅니다.

배추 속까지 변색돼 있습니다.

[작업자]
(더 확 까요)
″다 까면 못 해″
(아이고 까서 남는 것도 없네)

추가로 가져온 배추들도 상태가 비슷합니다.

″아이구 더러워″

[2021년 10월 8일]

지난해 10월에 찍은 영상.

포기김치용 배추를 절인 뒤 차곡차곡 쌓아놨는데, 색깔이 하나같이 얼룩덜룩합니다.

[작업자]
″우리한테 하면서 이런 걸 넘긴다고 하면 되는 거예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다 썩었네‥)
″그러니까‥″

작업자들은 ″쉰내가 난다″고도 합니다.

[작업자]
″쉰내 난다고 했더니, 쉰내 나는 건 괜찮대‥ 그런데 뭐라고 해 내가‥″

[2021년 10월 16일]
무들도 안쪽까지 황토색으로 변했습니다.

[작업자]
″아이 더러워″

작업자가 신선하지 않은 부분들을 도려내고나니, 남은 무 모양은 죄다 울퉁불퉁합니다.

[2021년 12월 16일]
잘라놓은 무의 흰색 단면에 보라색 반점이 가득합니다.

[작업자]
″나는 안 먹어. 무가 다 그래요. 쓰레기만 나오지.″

(작성 1월17일)
이 공장의 자체 검수 보고서에도 배추에 대해 ″내부 절단 시 10개 중 8개가 썩어있다″,

(작성 2021년 6월 30일)
무 역시 ″대부분 썩어 하얀 곰팡이가 관찰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공장도 위생에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21.11.09)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습니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습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보입니다.

포장 직전에 이물질이 있는지 김치를 통과시키는 ′금속 탐지기′의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있습니다.

이 영상들은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치 전문기업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의 김치공장 1곳에서 공익신고자에 의해 촬영됐습니다.

[공익신고자]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고.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

한성식품은 직영 공장 3곳과 자회사 소속 공장 1곳 등 4곳의 공장에서 김치를 만드는데, 자회사의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공익신고자]
(이 김치 드세요?)
″못 먹죠. 국민들이 먹는 그런 음식인데, 내가 못 먹는데 남한테 어떻게 먹으라고 얘기할 수 있겠어요.″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의 약 70%는 해외에 수출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대기업 급식업체,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됩니다.

또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도 직접 판매됐습니다.

설립한 지 30년이 넘는 김치 전문기업인 한성식품은 2020년 매출이 5백억 원대로 각종 특허와 위생 관련 인증을 받았습니다.

공익신고자는 이번달 이런 실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고 MBC는 입수한 영상과 사진, 각종 자료들을 모두 식약처에 넘겼습니다.

식약처는 해당 공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 한성기업 및 크래미와 고급맛살을 전문으로 생산중인 한성식품㈜은, 김치전문기업인 ㈜한성식품(한성김치)과 관계 없는 기업임을 알려드립니다. 한성기업은 이번 김치 사건의 ㈜한성식품과 기업명이 동일해 같은 기업으로 오해받는 상황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성기업은 창사 이래 김치에 대한 생산 또는 유통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또 현재 시중에는 ′한성식품′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품 업체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소비자들이 이번 보도에 등장하는 ′㈜한성식품(한성김치)′과 혼동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