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윤미

"진도 못 나갈 만큼 질문 많던 학생"‥또 나올까

입력 | 2022-07-07 06:33   수정 | 2022-07-0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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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 학생 시절엔 문제를 빨리 풀지 못했고, 진도를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질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 앵커 ▶

우리 교육환경에 주는 메시지가 큽니다.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릴 때 구구단 외우는 게 힘들었다는 허준이 교수.

[허준이/필즈상 수상자]
″초2때 구구단 외우는 걸 힘들어 해서 부모님 많이 좌절하셨다, 이런 얘기를 했더니 기사 제목이 ′수포자′로 나가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수학 과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빨리빨리 문제 풀이를 해내는 그런 학생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다른 학생들과는 달랐습니다.

진도를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질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김철민/울산과학기술원 교수 (당시 과외 교사)]
″이 정도 했으면 알아들을 법한데 자꾸 거기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딴소리를 자꾸 묻고. 이제 와서 보면 그냥 자기 머리를 최대한 써서 뭔가 계속 생각을 했던 사람이고, 그런 학생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서울대에 진학한 뒤에도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인생 스승을 만납니다.

1970년 필즈상을 탄 대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입니다.

그의 수업은 너무 어려워서 100명 학생들 가운데 나중에는 5명만 남았는데, 그 중 한 명이 허준이 교수였습니다.

[허준이/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선생님 대수기하학 강의를 들으면서 완전히 빠져들었고, 빠져있는 상태로 십수년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히로나카 교수가 준 퍼즐 조각들 중 하나가 나중에 큰 성과를 내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문제풀이만 시키는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제2의 허준이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최재경/고등과학원장]
″한 방향으로만 매진해서 달리는 그런 교육밖에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빨리 푸는 이런 시험 제도 이거에 대한 보충이라고 할까, 그런 보충이 필요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