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재욱

무차별 통신조회 제동‥"최소한 추후 통지해야"

입력 | 2022-07-22 06:39   수정 | 2022-07-2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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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사기관들이 통신사에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통신조회 건수가 매년 5백만건이 넘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당사자에게 사후에라도 알려줘야 한다며, 무분별한 수사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재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연말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소속 의원 80%에 대해 통신조회를 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연루된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며, 통화목록에 뜬 번호를 연쇄적으로 확인하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공수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통신사에 번호를 넘겨주면, 통신사는 누구 번호인지, 이름과 주소, 주민번호를 제공해 왔습니다.

영장도 필요없고, 당사자에게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강제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통신사들은 이제껏 수사기관의 요청을 들어줬습니다.

재작년 548만여건, 작년에도 504만여건.

매년 국민 열 명 중 한 명의 개인정보가, 당사자 모르게 수사기관에 넘어간 겁니다.

헌법재판소가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런 수사관행을 허용한 법조항이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습니다.

′위헌이니 빨리 법을 고치라′는 주문입니다.

신속하고 비밀리에 수사할 필요가 있다면 최소한 사후에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절차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석태/헌법재판관]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 통지 절차를 두지 않은 것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합니다.″

헌재는 당장 법적 공백이 생길 수 있어 법조항은 유지한다며, 국회에게 늦어도 내년 말까진 법을 고치라고 주문했습니다.

헌재는 또, 통신자료 요청이 구속이나 체포, 압수수색 등 강제적인 기본권 침해는 아니어서, 법원에서 영장까지 발부받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