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용주

영국, '고소득자 감세' 철회‥금융시장 불안 여전

입력 | 2022-10-04 06:12   수정 | 2022-10-0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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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영국 정부가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던 ′부자 감세′ 방안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발표 열흘 만에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운드화 가치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뉴욕에서 이용주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례 총회 둘째날, 연설에 나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은 부자 감세 계획과 관련한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쿼지 콰텡/영국 재무장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10일 전에 제시했던 계획(부자 감세안) 때문에 혼란이 좀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고요. 비판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부자 감세안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제2의 대처′를 표방하는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지난달 23일 450억 파운드, 우리돈 70조 원 규모의 감세 정책, 이른바 ′트러스노믹스′를 내놓았습니다.

높은 세율 탓에 망가진 경쟁력을 되살려보겠다는 건데, 소득세 최고세율 45%를 폐지하겠다는 방안에 비판이 집중됐습니다.

상위 1% 부자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야 할 시급한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랜트 섀프스/영국 보수당 의원]
″추진 시점이 모든 면에서 잘못됐습니다. 정책 발표에 앞서 (혜택받는) 사례를 보여줬어야 했고요.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택했어야 합니다.″

줄어드는 세수를 메우기 위한 계획을 함께 내놓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고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영국 정부가 부자 감세안 철회로 한발 물러서면서 파운드화 환율은 전날보다 조금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도 다우지수 2.66%, S&P500지수 2.59% 오르는 등 상승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부자 감세를 철회한 조치만으로는 이미 가속도가 붙은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에 부족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이용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