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준

[제보는 MBC] 세입자가 모르는 '유령 세입자'가 있다

입력 | 2023-01-16 20:02   수정 | 2023-01-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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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도 전세사기 문제 집중적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깡통 전세와 관련한 사기 피해들을 취재하던 중에 저희한테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이미 세입자가 있는 집에 또 다른 세입자를 들여서 전세 대출을 받아내는 일들이 만연하다는 건데요.

이른바 ′유령 세입자′를 통한 사기 대출입니다.

먼저 박진준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인천 부평의 5층짜리 빌라 건물.

3층에 있는 62제곱미터짜리 집.

방 두 개에 거실 하나.

이집에는 세입자 김씨와 남편,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까지 모두 세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 집엔 정말 세 식구만 살까?

세입자와 함께 근처 주민센터에 찾아가 전입세대 열람을 해봤습니다.

[주민센터 직원]
″세대주만 나오거든요.″

세입자 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의 집에 또 다른 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현재 세입자 김씨가 전입신고를 한 건 지난 해 6월 29일. 그런데 두 달 조금 지나 9월 8일에 또 다른 김씨가 전입신고를 해서 또 다른 세대주로 등록됐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함께 한 지붕 두 가족.

서류상으로만 동거하는 ‘유령세입자’입니다

[세입자]
(아시는 분이세요?)
″아니요. 어이가 없네요.″

세입자 김씨는 지난 해 6월 이 빌라를 2억 6천만 원에 전세를 주고 들어왔습니다.

당시 집주인은 황모 씨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집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바뀐 집주인은 이 집을 전세가와 똑같은 2억 6천 만원에 샀습니다.

자신의 돈은 전혀 들이지 않은 채 이른바 깡통 주택을 사들인 겁니다.

두 달 뒤 집주인 김씨는 지금 세입자 모르게 또 다른 유령 세입자를 들입니다.

지금 세입자는 불안합니다.

[세입자]
″만약에 계속 이대로 끌고 가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이대로 살아도 돼요?″

집주인 김씨는 왜 한 집에 두 명의 세입자를 들였을까?

집주인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돈이 급했던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불법대출 중개업자]
″자기가 뭐, 1500만 원 정도를 어디에 써야 되고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집주인을 찾아가봤습니다.

주소지는 서울 봉천동 상가 건물 5층.

계단은 철문으로 막혀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수차례 휴대전화로 연락하고 문자도 보냈지만,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이주혁 / 영상편집 :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