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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집 앞에 방치하고 할머니 내쫓고‥경찰 대응 잇따른 논란
입력 | 2023-01-31 20:27 수정 | 2023-01-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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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술 취해 쓰러진 60대 남성을 경찰이 집앞까진 데려다 줬지만, 집밖에 두고 간 경우도 있었는데요.
이 남성이 다음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관들이 입건됐습니다.
부산에선 추위를 피해 지구대에 들어온 할머니를 경찰이 내쫓았다가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취재팀이 관련 경찰 대응지침을 확인해 봤는데, 권고된 매뉴얼과 다른 조치였습니다.
김민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다가구 주택입니다.
두 달 전 이른 아침, 이 주택 옥탑방에 사는 60대 남성이 대문 안쪽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8도, 한파경보가 내려진 날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신발도 슬리퍼 신고, 양말도 안 신었더라고요. (당시) 김장도 못하고 며칠 있다 하고 했어요. 날이 굉장히 추웠어요.″
경찰은 이날 새벽 1시 반쯤, 술에 취한 채 길가에 쓰러져 있던 남성을 집 앞까지 데려다 준 뒤 철수했습니다.
남성이 몇 층에 사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쓰러져 있다 숨졌고, 아침이 돼서야 이웃주민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위험이 예상되는데도 현장을 떠났다며, 해당 경찰관 두 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경찰 내부망에는 ″경찰관이 술 취한 사람을 방 안까지 데리고 들어가 눕혀주고 나와야 책임이 없는 것이냐″는 글들이 올라온 겁니다.
실제 경찰 지침을 확인해봤습니다.
2년 전 경찰청이 만든 ′보호조치 업무 매뉴얼′.
′단순 주취자′는 보호조치 대상이 아니라서 귀가를 권유하는 수준이지만, 의식 없이 만취한 사람은 ′응급구호 대상자′로 분류하고, 호흡이나 심장박동 등을 확인한 뒤 구급대에 연락해 병원으로 옮기게 돼 있습니다.
또 도로에 주취자가 누워 있는 경우는 의료조치가 필요할 경우 119에 연락하고, 필요없는 경우도 귀가 조치 및 보호자 인계를 해야 합니다.
지침 위반 논란이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한파에 몸을 녹이러 지구대에 들어간 할머니가 쫓겨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한파 속 일선 경찰관들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확대되자, 경찰은 오늘 저녁 경찰청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손지윤 / 영상편집: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