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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냥같은 돈 안받겠다"‥지원단체 "제2의 을사늑약"

입력 | 2023-03-06 19:52   수정 | 2023-03-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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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지원 단체들은 정부 발표 안에 대해 일본 전범 기업의 사법적 책임을 면책시킨 ′굴욕 외교′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거친 말도 나왔습니다.

또 정부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과 추가 소송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44년 14살의 나이로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강제동원됐던 양금덕 할머니.

정부 배상 안에 대해 ″동냥처럼 주는 돈″이라며 단호한 어조로 거부했습니다.

[양금덕 할머니(93세)/강제동원 피해자]
″잘못한 사람한테, 일본한테 받아야지. 일본한테 받아야지, 왜 동냥해서는 안 받으렵니다.″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은 제대로 된 사죄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양금덕 할머니/강제동원 피해자]
″그렇게 해서는 사죄라고 볼 수가 없지요.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친일 굴욕 외교 당장 중단하라!(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들도 ″국가가 일본 전범 기업에 완벽한 면죄부를 줬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류봉식/광주진보연대 대표]
″을사늑약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 외교권을 박탈 당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 자국민에 대한 ′외교 보호권′을 포기한 것이다.″

지원단체들은 피해자와 유족 등 원고 15명 가운데 절반도 안되는 숫자만이 정부 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양 할머니를 포함해 생존한 고령 피해자 3명은 모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법률 대리인단은 정부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들의 경우 정부가 공탁 등의 방식으로 채권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킬 수 없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을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 밟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습니다.

[김세은 변호사/강제동원 소송 법률대리인]
″기존의 집행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새로운 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추심금 청구 소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피고 기업으로부터 배상을 받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의사를 이렇게 존중하고자 합니다.″

피해자와 지원단체들이 추가 법률 대응에 대규모 반대 운동까지 잇따라 예고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정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