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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세금 내고 일하는데‥'‥주거 복지도 배제된 이주민들

입력 | 2023-03-29 20:00   수정 | 2023-03-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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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 나이지리아 가족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었는지 어제 저희가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보여 드렸는데요.

이주민들은 고된 노동을 마치고 귀가를 해도 몸을 편히 누일 수 없고, 심지어 집이 아닌 곳에 살다가, 비극을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어렵고 위험한 일을 도맡으면서 세금도 내고 있지만, 공공의 보살핌 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있는 현실입니다.

윤상문 기자가, 이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여기선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취급을 받습니다.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언어도 제각각인 간판들.

고향의 식재료를 파는 마트를 찾아, 저마다 장을 보는 물건도 다릅니다.

각국에서 몰려든 ′코리안 드림′이 한 데 어울어진 공동체.

이주민들 대부분은 공장이나 막노동 현장에서 생계를 꾸립니다.

10여년 전 한국에 온 고려인 여성.

방 두 칸짜리 반지하에서 딸, 손녀와 살고 있습니다.

대낮인데도 불을 켜야 합니다.

어젯밤 야근을 하고 돌아온 딸은 작은 방에서 자고 있다고 합니다.

중학생인 손녀는 학교와 문화센터를 갔다가 늦게 돌아 옵니다.

오래된 집에는 전기 콘센트도 부족합니다.

콘센트 하나에 멀티탭이 여럿 달려 있습니다.

TV에 냉장고, 전자레인지까지‥어쩔 수 없지만, 늘 불안합니다.

[고려인 여성]
<불 날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나갈 땐 다 끄고 나가요.″

반지하라 환기와 습기도 골치 아픈 문제여서, 전기를 더 써야 합니다.

비좁은 방에 에어컨과 가습기,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

[고려인 여성]
″곰팡이 나와서 이쪽 방에도 이쪽 벽 다 내가 붙였어요.″

안산의 이주민들은 이렇게 낡은 반지하집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조차도 매년 임대료가 올라 언제 나갈지 걱정입니다.

[고려인 여성]
″보증금 50만원. (월세는) 25만원. 그렇게 내가 살았어요. 올해 (월세가) 35만, 작년 30만원(이었어요.) 저기는 (월세가) 50만원, 60만원 그래서 못 나가요.″

이사를 해볼까 알아보기도 했지만, 다른 집은 월세가 더 올라 있습니다.

내국인 저소득층과 달리, 이들은 외국인이라 주거비 지원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이원호/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공공임대주택 제도나 주거 급여와 관련된 주거복지 제도에서 ′국민′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이주민들이 배제되어 있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UN인권이사회는 지난 2019년 외국인을 배제한 지원 제도가 차별이라며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일가족이 화재를 당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헤루드밀라 씨.

화재 당시 급한 마음에 창문으로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헤루드밀라]
″아기를 안고 베란다 창문으로 나왔어요.″

당장 돌아갈 수는 없어, 함께 사는 딸 부부, 두 손자와 급하게 사돈 집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역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같은 집이 아닌 곳, 집이라 해도 지하나 옥상에 사는 외국인들은 20만 명이 넘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 김신영 / 영상편집 :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