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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낙산사 악몽에 "경포대 지켜라"‥현판 떼어 들고 필사의 사투
입력 | 2023-04-11 19:52 수정 | 2023-04-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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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강원도는 18년 전, 초대형 산불에 양양 산불에 낙산사를 송두리째 잃었던 기억이 있죠.
이번 불길 역시 국가지정 보물인 ′경포대′ 코앞까지 닥쳤습니다.
서둘러 현판을 떼내 옮기면서 필사적으로 지켰는데요.
주변의 작은 정자와 사찰은 끝내 불에 타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은 손하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거센 바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
자욱한 연기구름 뒤로 관동팔경의 제1경으로 꼽히는 ′경포대′ 정자가 보입니다.
잿빛 연기에 뒤덮여 겨우 이정표만 보일 뿐, 어디가 경포대 입구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살다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
강풍을 타고 튄 불똥은 경포대 동쪽 경포호 갈대밭으로 옮겨붙었습니다.
바로 서쪽에서 8.8킬로미터짜리 불길이 맹렬히 번지면서 경포호 둔치까지 옮겨붙었고, 순식간에 경포대를 사방으로 완전히 에워쌌습니다.
수십 미터 앞까지 불티가 날리고, 민가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이 달려와 고압 호스로 물을 뿜어냅니다.
진화대원 서너 명이 비상소화기 하나씩만 멘 채 맨몸으로 뛰어들어 사투를 벌입니다.
[최종모/강원문화재돌봄센터장]
″100미터 후방에 있던 불이 갑자기 경포대 쪽으로 들어왔어요. 그래서 놔두면 자칫하면 경포대 현판이 다 타니까 현판을 다는 못 건지고,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급박한 순간, 먼저 경포대 현판 7개를 떼어내 바람 반대 방향에 있는오죽헌박물관으로 서둘러 옮깁니다.
그리고 다시, 바싹 마른 목조식 건물, 경포대에 물을 뿌려 방어에 나섭니다.
[최종모/강원문화재돌봄센터장]
″수목에 수분이 있으면 불이 덜 붙을 것 아닙니까. 건조물 같은 경우는 상식적으로 물을 안 탔기 때문에 굉장히 건조한 상태지요. 거기에 습기를 줘서 불이 덜 옮겨붙게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는 결국 지켜냈지만, 인근의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방해정과 상영정, 사찰인 인월사는 완전히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오죽헌과 선교장은 바람길을 피해 다행히 화를 면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