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한국영화 위기 왔나‥쌓인 '창고 영화'만 90여 편

입력 | 2023-04-23 20:21   수정 | 2023-04-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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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영화 ′기생충′이 칸과 오스카를 휩쓸 때만 해도 한국 영화는 앞으로 꽃길만 걸을 것 같았는데요.

요즘은 ′사상 최악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영화가 왜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건지 임소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다음 주 개봉 예정인 영화 ′드림′.

1600만 명이 관람한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작품입니다.

[이병헌/영화 <드림> 감독]
″(한국 영화) 분위기가 조금 많이 다운돼있고 안 좋은데 너무 떨려가지고 구원투수까진 아니더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요.″

′천만 감독′이 박서준, 아이유 같은 스타들을 주연으로 내세우고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건 그만큼 한국 영화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까지 개봉한 주요 한국 영화는 7편.

이 중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교섭> 한 작품뿐이고 손익 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한 편도 없습니다.

올해 1분기 한국영화의 매출액은 798억 원,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매출액 점유율은 지난달만 놓고 보면 2004년 이후 가장 낮습니다.

3월~5월이 비수기인 걸 감안해도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악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관객들은 극장을 찾지 않는 이유로 가격을 먼저 꼽았습니다.

[박찬혁]
″(관람료가) 좀 부담이 되죠. 화면 별로 신경 안 쓰면 그냥 집에서 편하게 보는 게 좀 더 합리적이지 않나.″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들은 관람료를 앞다퉈 인상했습니다.

차라리 한 달치 OTT 사용료를 내고 집에서 여러 콘텐츠를 보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진 겁니다.

[양경화]
″정말 재밌고 많이 찾는 사람들 것만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관객이 줄면서 개봉이 늦어지는 영화도 늘고 있습니다.

제작을 마치고도 개봉하지 못한 이른바 ′창고 영화′는 90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금이 묶이다 보니 새로운 영화 촬영도 주춤한데, 관람료의 3%에 불과한 영화발전기금마저 곧 고갈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원동연/리얼라이즈 픽쳐스 대표]
″OTT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도 90퍼센트 이상은 영화 인력들이 만든 거예요. 잘못 하다가는 (영화 산업이) 정말 어마어마한 고사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 영화가 고전한 반면, 외국 영화 매출액은 2019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윤제균/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모든 게 과도기인 것 같아요. 영화의 시대가 또 분명히, 저는 온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관객분들이 극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을‥″

영화진흥위원회는 다음 달 위기 극복을 위한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임지수, 강재훈 / 영상편집 :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