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영

'민식이법'이 무색한 공포의 스쿨존‥안전시설 '의무화' 서둘러야

입력 | 2023-05-04 19:49   수정 | 2023-05-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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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부모들은 외출한 어린 자녀들이 늘 불안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은 과연 안전한가.

눈에 잘 띄도록 구역을 단장하고 신호등에 표지판, 안전 펜스까지 그럴듯하게 해놨지만, 끔찍한 비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되풀이됩니다.

스쿨존 사고에 처벌을 강화했다, 안전시설을 보강한다, 떠들썩했지만 사고는 줄기는커녕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오늘 뉴스데스크는 어린 자녀들 학교 보내기도 무서운 이 현실을 진단합니다.

김세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울산의 한 초등학교 앞.

차량이 달리는 길 한가운데로 어린이들이 걸어 다닙니다.

길옆에 주차된 차들 때문입니다.

간이 시설물을 박아놨지만, 사실상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습니다.

[학부모]
″아이들은 주의력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보니까 장난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차량 쪽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해서 볼 때마다 조금 아찔할 때도…″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앞은 더 위태롭습니다.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중앙분리대나 인도 옆 방호울타리, 아무것도 없습니다.

4년 전, 9살 김민식 군이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에서 과속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른바 ′민식이법′이 제정됐습니다.

스쿨존에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를 반드시 설치하고, 사망 사고를 내면 3년 이상 징역형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법 시행 이듬해,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살 여학생이 불법 우회전하던 25톤짜리 화물차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언덕을 굴러 내려온 화물이 스쿨존 인도를 덮쳐, 초등학생이 숨졌습니다.

1.7톤이나 되는 화물을 안전장치도 없이 차에서 내리다, 사고가 난 겁니다.

교육청이 지난해 ′매우 위험′ 단계로 평가한 곳이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에도 스쿨존 교통사고는 오히려 증가 추세, 매년 5백 건 안팎이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대승/스쿨존 사망자 유족]
″여전히 어린이 보호구역에 안전 보호시설이 너무 미비하다고 느끼고 전 볼 때마다 너무 가슴 졸이고 불안하거든요. 예방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스쿨존 안전시설을 사실상 ′권장 사항′으로만 규정한 민식이법 조항부터 손질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최준환(울산), 황인석(대전) / 영상편집: 이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