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영창

"할아비와 달라"‥전우원, 전두환 일가 최초 5·18 추모식 참석

입력 | 2023-05-17 19:49   수정 | 2023-05-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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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광주를 찾아 5·18 유가족에게 사과했던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 씨가 5·18 43주년을 앞두고 다시 5·18 묘지를 참배했습니다.

전두환 일가 중에서 5·18 공식 추모행사에 참석한 건 처음인데요.

5·18 유족들이 따뜻하게 반겼습니다.

김영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검은색 정장을 입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전우원 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겠다며 예고 없이 5·18 추모식에 참석한 겁니다.

[전우원/전두환 손자]
″제가 잘해서 온 게 아니라 항상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오늘 추모식으로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있길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를 (모두 다 알게 됐으면 합니다.)″

전두환 일가 중에서 5·18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전우원 씨가 처음입니다.

전 씨는 5·18 유족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일일이 허리를 숙여가며 거듭 사죄했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손자]
″저는 이전부터 밝혀 왔듯이 제 가족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을 할 자격도 없지만 저희 가족 대신해서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5·18 유가족들은 ″할아비와는 다르다″며 전 씨를 따뜻하게 맞았습니다.

[5.18 유가족]
″잘오셨어요. 착하네 착해.″

[원순석/5·18기념재단 이사장]
″전우원 씨가 광주를 방문하여 오월 유족들 앞에서 눈물로 사죄의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광주는 그의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추모식이 끝난 뒤 전 씨는 추모행렬의 뒤쪽에 서서 5·18 묘지 참배단에 분향하고 헌화했습니다.

앞서 전 씨는 지난 3월에도 광주에서 사흘 동안 머물며 5·18 유가족을 만나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했습니다.

전 씨의 이번 광주 방문은 5·18 기념재단의 초청으로 이뤄졌는데, 내일 5·18 기념식에 참석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영상취재: 임원후/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