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연예
스포츠
뉴스데스크
현영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기록이 없다?‥만행 또 발뺌
입력 | 2023-05-24 20:34 수정 | 2023-05-24 22:3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일본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지 100년이 됐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가 극도로 혼란해지면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졌고, 이 때문에 적어도 수천 명의 조선인들이 억울하게 학살을 당했죠.
일본 국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서 진상을 조사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일본 정부가,
관련 기록이 없어서 진상조사에 나설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은 도쿄에서 현영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0년 전인 1923년 9월,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역에 진도 7.9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만 14만명에 달하는 대형 재난이었습니다.
당시 혼란 속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고, 이 때문에 일본 경찰과 자경단에 의해 적어도 수천 명의 조선인들이 학살됐습니다.
어제 일본 국회에서는 한 야당 의원이, 조선인 학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국가공안위원장을 압박했습니다.
[스기오 히데야/의원(입헌민주당)]
″(조선인 학살) 관련 기록을 우선 정확히 조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다니 고이치/국가공안위원장]
″정부가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지적하신 바와 같이 대응하기 곤란한 점 양해바랍니다.″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한 정부 기록이 없어 진상 조사나 사과를 할 수 없다는 공안위원장의 답변에 야당 의원이 재차 반박에 나섰습니다.
[스기오 히데야/의원(입헌민주당)]
″교과서에도 이만큼 많은 기록이 있고, 중앙방재회의 보고서도 있고, 여러번 대정부질문도 했고, 그 근거가 되는 문장도 있습니다.″
공안위원장은 끝까지 진상 조사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 유언비어로 인해 그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얼버무렸습니다.
그런데 유언비어로 인한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동물원에서 사자가 탈출했다는 거짓 뉴스가 트위터에 퍼졌던 사건을 예로 들었습니다.
[다니 고이치/국가공안위원장]
″최근 구마모토 지진으로 동물원에서 사자가 도망쳤다는 허위 사실을 사진까지 만들어서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스기오 히데야/의원(입헌민주당)]
″동물원에서 사자가 도망갔다,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사람 목숨 얘기입니다.″
스기오 히데야 의원처럼 일본의 어두운 역사를 인정하려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관동 대학살 100년이 지났지만 진상 조사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 영상편집: 박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