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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문
'신당역 사건' 뒤 개선했다는 '체크리스트'도 무용지물
입력 | 2023-05-29 19:50 수정 | 2023-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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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런 교제 폭력 살인 사건들은, 신고 이후 경찰 대처가 더 중요했습니다.
신고하기 전부터 피해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높고, 보복성 범죄 우려도 크기 때문인데요.
경찰은 그래서 추가 피해 가능성을 진단하는 이른바 체크리스트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위험도가 ′낮음′으로 평가됐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스토킹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피해 여성을 살해한 전주환.
수사 과정에서 전주환의 ′보복 범행′ 가능성은 가장 낮은 등급인 ′없음 또는 낮음′으로 평가됐습니다.
교제 폭력 등의 피해자가 추가 범행에 노출될 가능성을 진단하는 경찰의 이른바 ′체크리스트′.
이게 제 구실을 못했다는 ′무용론′이 불거지자, 경찰청은 연구용역을 거쳐 개선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질문 수를 16개에서 28개로 늘리고, 가정폭력, 교제폭력 등 이른바 ′관계성 범죄′ 관련 항목을 추가한 겁니다.
새로 마련된 체크리스트가 일선에 배포된 건 지난 22일.
하지만 불과 나흘 만에 전형적인 ′보복 범죄′ 성격인 금천구 교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하는 체크리스트의 설계 자체가, 가해자의 폭력 위험성을 미리 짚어내기 어렵다는 구조적 결함이 지적됩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묻지 않는 거에 대해서 피해자가 막 얘기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수사기관에서 정확히 이 사안이 어떠한 사안이라는 거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피해자가 경험한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있도록 물어보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실제로 경찰은 금천구 사건 피해자가 조사 당시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스마트워치 같은 보호조치도 거부한 탓에, 더 이상의 안전 조치를 시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교제 폭력처럼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반복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신고 이후엔 보복 범죄 같은 2차 가해 발생 우려마저 커집니다.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나의 집, 우리 부모, 나의 직장, 나의 학교를 다 알고 있는 거예요. 2차 가해가 분명히 발생할 수 있어요.″
′경미한 폭행′ 사건으로 조사 받은 가해자 김 씨는, 피해자가 지구대를 나온지 겨우 10분 만에 끔찍한 보복 살인을 감행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