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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침수 전날부터 지하차도 인근은 '저수지'‥지자체는 밤사이 뭐했나?
입력 | 2023-07-16 19:43 수정 | 2023-07-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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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 톤이 넘는 물이 한꺼번에 지하차도로 밀려든 게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저희가 시청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제보 영상을 바탕으로 확인해 보니, 이미 하루 전부터 이 일대가 물바다처럼 변하는 등 사고의 전조 증상이 뚜렷했습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침수 13시간 전인 14일 저녁 7시 무렵.
궁평2지하차도 인근 도로에서 찍은 영상입니다.
당시 이 지역 누적 강수량은 200밀리미터.
미호강 주변은 이미 저수지처럼 물이 넘쳤고 인근 도로까지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밤사이 이곳에는 100mm 비가 더 내렸습니다.
사고 당일 새벽 4시 10분, 미호강에 홍수 가능성이 커졌음을 알리는 홍수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약 두 시간 뒤인 6시 반, 홍수경보는 사실상 범람을 뜻하는 ′심각′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홍수통제소는 교통통제가 필요하다고 경고했지만, 관할 지자체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각 찍었다는 시청자의 제보 영상.
높이 6.5미터 미호교 기둥이 벌써 거의 물에 잠긴 모습이 담겼습니다.
[김종운/오송 주민]
″원래는 물이 차는 곳이 아니고요. 하천에 세종시에서 축구장을 만들어 놓은 거거든요. 진짜 (시설이) 다 무너지겠다, 계속 차오르겠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 침수 직전인 오전 8시 30분.
지하차도 내부 터널 끝 부분에 이미 물이 흥건합니다.
지상으로 올라와 보니 터널 안으로 물이 쉴 새 없이 밀려드는 모습입니다.
침수가 진행되고 있던 겁니다.
올라가는 차량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할 만큼, 쏟아져 들어오는 물살은 거셌습니다.
이때 지하터널에 막 진입한 운전자는 불어난 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운전자]
″아‥ 침수차 되겠네, 되겠어. 큰일이다.″
그리고 10분 뒤인 8시 40분.
400밀리미터 넘는 비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미호천 제방이 무너졌습니다.
불과 2~3분 사이에 6만 톤에 달하는 흙탕물이 터널 안을 가득 채우면서, 시내버스와 트럭 등 20대 가까운 차량이 손 쓸 틈 없이 그대로 물에 잠겼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편집 :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