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준

진흙으로 뒤덮인 마을‥피해 복구 엄두도 못 내

입력 | 2023-07-17 20:13   수정 | 2023-07-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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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충북 괴산댐의 물이 흘러넘치면서 급하게 대피했던 주민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복구작업을 시작했는데,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승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농촌 마을.

이틀 만에 집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서둘러 복구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진흙투성이로 변한 싱크대와 장롱을 들어내고 장판도 걷어냅니다.

하지만 쓸 수 없게 된 세간살이가 마당 한가득, 집도 뼈대만 남았습니다.

물에 빠진 농경지에서도 복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진흙탕으로 변한 바닥에서 한 걸음 내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귀농한 젊은 농부는 헛웃음만 나옵니다.

첨단 장비로 스마트팜을 조성했는데 강물에 잠겨 고철 덩어리가 됐습니다.

[정승환/충북 괴산군 괴산읍]
″이게 전기로 조작이 되다 보니까, 2m까지 물이 차올라서요, 전체적인 게 다 고장이 났고요. 지금은 천장도 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쓰러진 옥수숫대를 바로 세워 보지만, 성한 건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김정희/충북 괴산군 칠성면]
″썩어요, 수분이 많이 흡수를 하면… 그래서 지금 그냥 얼른얼른 하는 거예요.″

사흘 전까지 벼가 잘 자랐던 논 한가운데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규모 펄밭으로 변했고 형태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멀리 물에 잠긴 벼만이 이곳이 농경지였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재해 복구는 고령의 농촌 노인들에게는 막막한 현실입니다.

[이효진/충북 괴산군 감물면]
″지원을 좀 해줘야지 뭐가 되지, 지원을 안 해주면 못해요. 제가 이거 하나같으면 하는데 이거 세 배가 또 있어요. 저 위로 올라가면…″

이번 장맛비로 충북에서 발생한 농경지 피해는 1천8백 헥타르로 늘었고, 복구는 집계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준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