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단독] 수사 기록도 없는데‥검토했다며 "사건 넘기지 마라?"

입력 | 2023-08-08 20:21   수정 | 2023-08-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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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방부는 법무관리관실의 검토를 거쳐 사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검토 역시 부실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당시엔 법무관리관실은 수사 기록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장관에게 이 기록이 보고됐던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홍의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30일, 해병대 수사단장이 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할 때 참석했던 배석자 명단입니다.

장관과 대변인, 군사보좌관, 정책실장, 해병대 사령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현장에는 법무관리관이 배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이종섭 장관은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는 걸 보류하라고 지시한 뒤 해외 출장을 떠납니다.

법무관리관실의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빼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지난 3일)]
″국방부 법무 라인의 건의가 받아들여져서 여러 가지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

그런데 그 당시 법무관리관실은 수사 기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수사단이 법무관리관실에 수사 기록을 보낸 건 장관의 지시가 있고 나서인 지난달 31일 저녁이었습니다.

다음 날인 8월 1일,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해병대 수사단장과의 통화에서 ′전체 혐의 내용을 다 제외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수사단장이 ″유가족에게도 설명했고 이미 장관에게도 보고된 내용인데 어떻게 빼냐″고 하자, 법무관리관은 ″장관에게 먼저 보고를 했었냐″고 되물은 뒤 곧바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관이 이미 보고를 받았다는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모르고 수사 기록을 검토한 셈입니다.

그 후 신범철 차관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연락을 해 ″그렇다면 장관이 복귀하면 다시 정리해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기록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윗선 개입′ 의혹은 커지고 있지만, 국방부는 오늘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영 / 영상편집 :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