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단독] 가거도 이어 통영 앞바다에 큰바다사자 출현

입력 | 2023-08-23 20:29   수정 | 2023-08-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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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지만 개체 수가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큰바다사자가 남해 바다에서 발견됐습니다.

두 달 전 전남 가거도에서 1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데 이어서 이번에 통영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는데요.

단독으로 입수한 영상을 류현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경남 통영에서 남쪽으로 24킬로미터 떨어진 한 무인도.

갯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동물 한 마리가 보입니다.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뒷다리를 이용해 성큼성큼 바위 위로 올라가더니 이내 능숙한 솜씨로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매끈한 유선형 몸에 회갈색 털, 그리고 지느러미 모양의 다리.

멸종위기 2급 큰바다사자입니다.

[김연희/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혹시 낚시꾼이 뭘 버리고 갔나 사실 처음에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움직이는 거 보고 느낌이 이상하다. 혹시 물범인가 (생각했습니다.)″

큰바다사자는 2000년대 들어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 단 아홉 마리만 발견됐을 정도로 매우 희귀한 종입니다.

주로 동해에서 발견됐는데, 지난 6월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100년만에 발견됐습니다.

이어 두 달 만에 이번엔 통영 앞바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김새로 볼 때, 가거도에 출현한 개체와 같은 어린 수컷으로 보이며, 무리에서 밀려난 뒤 홋카이도 연안에서 남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영석/대구대학교 생물교육학과 교수]
″하렘(일부다처 집단)을 갖지 못하는 수컷은 짝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 거기에 같이 그 집단에 살 수가 없게 되죠.″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 바다에는 이런 바다사자과 동물이 훨씬 많았습니다.

울릉도와 독도에 주로 서식해 ′독도강치′라고 불렸던 바다사자.

1904년부터 41년까지 일본 어민들이 무단으로 독도에 들어와, 약 1만 6500마리를 포획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후 개체수가 급감해 1951년을 끝으로 공식 기록은 사라졌고, 1994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멸종을 선언했습니다.

큰바다사자는 러시아 연안에 보호구역이 있어 일본 연안에서 어민들과 마찰을 빚어왔는데, 일본은 지난 2014년부터 한해 5백여 마리까지 포획허가를 내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편집 :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