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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구민
[단독] '순살아파트' 감리업계 담합 포착‥"심사위원 질문에 '모른다'"
입력 | 2023-08-30 20:11 수정 | 2023-08-3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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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부 신축 아파트의 공사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큰 충격을 줬었죠?
이런 부실 설계와 시공을 감리 단계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던 배경에, 감리 업계의 고질적인 담합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해서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차례로 순번을 정해서 서로를 밀어주기 위해 부실한 입찰 서류를 냈고, 심사위원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변하며 일부러 탈락했다는 건데요.
손구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신도시의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습니다.
LH공사가 발주해 GS건설이 지은 아파트.
당초 설계도 부실했고, 시공업체는 부실한 설계보다도 철근을 더 빼먹었고, 감리업체는 이를 전혀 거르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순살 아파트′ 논란 넉 달 만에, 검찰이 감리업체들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매출액 1천억 원이 넘는 희림과 케이디 등, LH 아파트를 감리한 11곳이 포함됐습니다.
MBC 취재 결과, 지난 4월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직전, 감리업체 중 한 곳이 검찰에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리업체들이 용역을 따내기 위해 여러 컨소시엄을 만든 뒤, 순번을 정해 한 곳씩 차례로 밀어줬다는 겁니다.
기술 제안서를 부실하게 내는 건 물론, 20분씩 주어진 발표 시간조차 채우지 않았고, 심사위원이 구체적인 계획을 물으면 ″준비를 못 해 잘 모른다″고 답변하며, 일부러 탈락했는 게 신고 내용이었습니다.
LH의 용역 심사는 입찰 가격이 20% 반영되고, 기술 능력 등 주관적인 정성평가가 80%인데, 여기서 사실상 낙제해 버린 셈입니다.
검찰은 감리업계가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수천억 원대 담합을 벌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철근이 누락된 부실시공 아파트 15곳 중 일부 아파트의 감리업체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담합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은 감리업체를 추려,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 / 영상편집 : 박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