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호

58년 명맥 호스피스‥자립 힘들지만 후원과 봉사로 극복

입력 | 2023-10-15 20:19   수정 | 2023-10-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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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호스피스 병원은 더 이상 치료가 힘든 환자가 최대한 평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인데요.

경영난으로 수차례 폐업 위기를 겪으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반세기 넘게 명맥을 이어온 곳이 있습니다.

강릉에 있는 아시아 최초 호스피스 병원에 이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하늘색 머릿수건을 쓴 수녀님이 암 환자의 두 손을 꼭 잡고 기도합니다.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호스피스 환자]
″저는 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정말 편안해요.″

말기 암 환자 6명이 머물고 있는 이곳은 아시아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인 갈바리 의원입니다.

호주 출신의 수녀 2명이 강원도 강릉에 이 병원을 세운 건 지난 1965년.

매년 130명 안팎의 환자가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그런데 갈바리의원은 10여 년 전부터 수차례 폐업 위기를 맞았습니다.

환자 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귀순/갈바리 의원 원목수녀]
″20병상을 운영했는데 지금은 운영이 안 되니까, 10병상만 저희가 지금 운영을 하는 거죠.″

그마저도 빈 병상이 많다 보니, 늘 경영 적자에 시달립니다.

[최귀순/갈바리 의원 원목수녀]
″인구 밀도가 적기 때문에 오는 숫자도 사실 여기가 적고, 가족들이 간병비가 없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시킬 수가 없는 거죠.″

상황이 이런데도 58년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지역 주민들의 봉사와 후원금 덕분입니다.

매주 쉰 명 넘는 봉사자가 환자 목욕이나 식당 운영을 도우려 이곳에 방문합니다.

[오 택/자원봉사자]
″사회적으로 사람의 죽음을 편안하고 고통을 덜 받고 돌아가시게 하는 건 공익적인 측면에서 매우 필요하다… 이렇게 봅니다.″

지역 주민과 60년 가까이 함께한 갈바리 의원이 꿈꾸는 목표는 무료로 운영하는 병상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입원비를 내기 힘든 환자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무료 병상 환자]
″공짜가 어딨어, 이렇게 생각했죠. 그랬는데 여기 정말 너무 좋고 이런 게 좀 많이 생겼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 (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