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한 시간 넘게 그대로 깔려 있었던 게 확실하고, 제가 못 움직이니까 들것에 실린 채로 세계 문화 거리 위쪽에 눕혀졌고, (다시) 경찰분이 저를 업고 대로변으로 내려갔고요.″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와중에도, 오히려 구조 현장의 혼란이 걱정됐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
″홀로 눕혀져 있다가 어떤 응급대원 분이 심지어 제세동기를 붙이고 가시는 거예요. 저는 살아 있는데, (제세동기를) 돌리면 안 되는데, 저는 말할 기운도 없고 눈을 뜰 힘조차 없는 상태여서 계속 걱정이 됐죠. ′나한테 붙여놓으면 또 이거 필요한 사람 못 쓸 텐데′하는 걱정도 있고.″
신경이 손상되고 근육이 파열됐던 다리의 통증은 지금도 가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치료 지원은 6개월 만에 끊겼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의사분들이 ′어차피 인과성 입증 어떻게 하느냐′면서 한두 군데 갔을 때 (소견서를) 다 거절당했으니까… 다른 걸로도 외상을 입었던 걸 수도 있는데 ′어떻게 입증할래′가 되는 거예요.″
아픈 몸보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더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어떤 외국인 분의 기도 소리 같은 게 들리더라고요. 또 머리 바로 위에서 또 다른 어떤 남자가 ′살려주세요′하고… 그거를 계속 듣다가 한 명씩 한 명씩 소리가 끊기는 거예요.
′생존자′로서의 일상과 치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해온 김초롱 씨.
[김초롱/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괜찮아질 만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고… ′결국 회복이 제대로 되는 건 맞는가, 이게 지금 심리 상담과 치료가 내 망상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진짜 반복적으로 들어서…″
′거기서 살아 남았다′는 이유로 혼자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
[김초롱/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같은 참사를 겪고도 사람이 느끼는 바는 정말 천차만별로 달라요. 어떤 누군가는 굉장히 힘들어하시고 두문불출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친구들은) 문 앞에 선 채로 깔려 있다가 클럽 분들한테 구조된 케이스인데, 그 친구들은 일단 피해자로 집계조차 안 됐고. 방치되어 있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이미 그 사람들은 홀로 치유하는 거에 익숙해져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