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묵묵히 실천해온 시민들 혼란"‥오락가락 일회용품 정책

입력 | 2023-11-07 20:04   수정 | 2023-11-0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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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게 일회용품 규제가 없던 일이 되면서,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고 애써 실천하고 참여해 왔던 시민들에겐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일회용품을 덜 쓰고 싶어도 사실상 실천하기가 어려워졌는데요.

환경 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어서 류현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주문하자, 따뜻한 음료는 찻잔 대신 종이컵에 찬 음료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담겨 나옵니다.

″(이거 먹고 가려고 하는데요?) 괜찮습니다. 11월까지는 괜찮아서요.″

플라스틱컵은 작년 4월부터 금지됐고,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은 계도기간 중인데 지키지 않는 업소는 많습니다.

모든 환경 규제가 그렇듯 불편과 부담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구교민]
″중간에 나갈 때 다시 (일회용으로) 컵 바꿔달라고 말씀드리기도 조금 미안한 감도 있었고...″

지난해 처음 시행된 일회용컵 보증금제 역시 시행 유예, 지역 축소를 거듭하다 유명무실해진 상황입니다.

제도 정착을 위한 지원과 홍보가 부족했을 뿐, 시민들 대다수는 일회용품 규제 같은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서지연, 신효원]
″빨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게 편하긴 하지만 종이컵이나 비닐봉투 같은 건 굳이 매장 내에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환경부 여론조사에서도 ″일회용품 절감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97%,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87%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는 불과 1년전 여론조사까지 부정하고 있습니다.

[임상준/환경부 차관]
″그때 국민의식과 또 지금의 국민의식이 같다고 볼 수는 없고요. 여론조사라는 게 100% 국민 시민들의 뜻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묵묵히 실천해온 시민들만 우습게 된데다, 현장의 혼란만 커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허승은/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시민들에게도 정확한 정보로 전달이 되고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많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 공개된 유엔 국제플라스틱 협약 초안에는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를 넘어 생산과 사용 자체를 줄이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재활용 정책을 두고도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판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정지호/영상편집 :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