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준범

측근들 "전두환 5·18 위로했다"‥진실은?

입력 | 2023-05-18 06:31   수정 | 2023-05-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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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18에 책임이 있는 전두환 씨는 진실 규명을 외면한 채, 사과도 없이 세상을 떠났는데요.

◀ 앵커 ▶

전 씨의 최측근 장세동 씨는 전 씨가 이미 위로를 다 했다며 5.18에 대한 사과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정말 사과가 있었는지 이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영상으로 확인되는 5.18에 대한 전 씨의 첫 언급은 1988년 대통령 퇴임 기자회견입니다.

[전두환 (1988년 2월)]
″광주사태는 우리 근세사에 있어서 가장 불행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기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결을 하지 못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씨는 ′불행한 일′이었다, ′해결 못해 유감이다′라며 마치 5.18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제3자처럼 얘기했습니다.

그해 11월 백담사로 쫓겨가며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는 처음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전 씨 측근들이 주장하는 ′위로′는 이때의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두환 (1988년 11월)]
″대통령이 된 뒤에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후회하면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과 한이 조금이라도 풀어질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자신의 자신의 잘못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던 것′으로 국한시키고 철저히 책임을 회피해, 피해자들은 위로받기는커녕 오히려 더 분노했는데요.

이후 발언을 보면 전 씨의 왜곡된 인식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전두환 (1989년 12월, 5공 청문회)]
″당시 계엄하에서 광주 사태 이전에 서울 등지에서도 각종 시위가 있었으나 평온을 되찾은 반면, 유독 광주에서만 그러한 비극이 발생했던 이유는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5.18의 책임을 오히려 광주로 돌린 겁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아예 5.18을 폭동으로 지칭했습니다.

[전두환 (2003년 2월, SBS 인터뷰)]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계엄군이기 때문에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2017년 회고록에서는 ″북한 특수요원들 다수가 무장하고 있는 시위대 속에서 시민으로 위장했을 것″이라는 등 북한군 개입설까지 주장했다가, 법원에서 허위사실이라며 51군데를 삭제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에 출석할 때는 사과나 위로는커녕 오히려 짜증을 내는 뻔뻔한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전두환 (2019년 3월)]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이거 왜 이래.″

MBC뉴스 이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