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고 23주기‥"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

입력 | 2024-01-22 20:34   수정 | 2024-01-2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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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3년 전 오늘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가 추락하면서 7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오늘 오이도역과 혜화역에서 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탑승 시위가 진행됐는데요.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이 계속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문 열린 지하철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이들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저희들은 정당한 장애인들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3년 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를 기억하고.″

혜화역에서 출발해 서울시청역까지 가려 했지만 경찰 제지로 무산됐고, 활동가들은 연행됐습니다.

″열차 타게 해주세요! 열차 타게 해주세요! 열차 타게 해주세요!″

23년 전 오늘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고가 일어나 70대 여성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01년 1월 23일)]
″사고가 난 리프트입니다. 밑바닥에 떨어져 리프트 일부가 뜯어져 나가 있습니다.″

이듬해인 2002년엔 5호선 발산역에서 또다시 리프트 추락사고로 60대 장애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잇딴 사고는 ″장애인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해달라″는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

지하철역에 장애인용 승강기는 늘었는데, 관리가 안 돼 멈추거나 고장 나기 일쑤입니다.

[김선영/활동가]
″이 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엘리베이터 고장 나면 어떡하지? 다른 역으로 가서 장콜(장애인 콜택시)을 불러야죠.″

하지만 장애인 콜택시도 쉽게 탈 수 없습니다.

하루 호출은 4천 건을 웃도는데 서울시 보유 차량은 700대 정도에 불과해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싶어도 서울 시내 저상 버스 도입률은 75%가량, 버스 4대 중 1대는 휠체어 탑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깁니다.

가까스로 목적지에 오더라도 입구 턱이나 미닫이문이 또 한 번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런 문제를 좀 봐달라며 시작한 게 출근길 탑승 시위였는데, 따가운 시선도 늘었습니다.

[시민 (음성변조)]
″요구 사항은 모르겠고 그냥 여기서 하면 불편하죠. 저거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시위를 멈출 수 없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김선영/활동가]
″너무 절실하기 때문이에요.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외침이니까 장애인들의 입장을 조금 헤아려주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이관호 / 영상편집 : 허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