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정훈

[집중취재M] 범죄 온상되고 있는 오픈채팅, 대책은 없나

입력 | 2024-01-25 20:19   수정 | 2024-01-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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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오픈 채팅′의 현실, 이 사안에 대해서 취재한 사회팀 송정훈 기자 나와있는데요.

함께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 기자, 먼저 이번 취재를 시작하게 된 경위부터 들어볼까요?
◀ 기자 ▶

네, 제가 최근에 경기도 평택에서 성인 남성이 12살 어린이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을 취재해 전해드렸는데요.

피해아동 아버지로부터 피의자가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고등학생인 척 접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경기도 오산에서도 지난 11일 20대 남성이 오픈채팅에서 만난 10대 여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미성년자인 척 채팅방을 열게 된 겁니다.

시사 보도 준칙에 따라 취재과정은 내부 논의와 법적 검토를 거쳤고요.

공익적 가치가 현저히 크다고 판단해 보도하게 됐습니다.

◀ 앵커 ▶

그래서 오픈 채팅을 열고 난 뒤에 일어난 일들을 앞서 리포트에서 봤는데, 보는 입장에서도 너무 충격적이고 화가 나더라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리포트엔 다 담지 못한 내용을 전해드리면요.

저희가 ′경기 남부에 사는 열네 살 여학생이고 성인은 사절한다′는 제목의 채팅방도 개설했었는데요.

연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6명에게 연락이 왔고, 그중엔 자신이 스무 살 성인이라 소개한 남성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가장해 다시 대화방을 열었을 때도 두 시간 만에 6명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고, 그 중 2명이 리포트에 등장하는 32살, 21살 남성이었습니다.

남성들은 사진을 달라거나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미성년자라 밝힌 남성들도 성인일 수 있겠다는 의심은 들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앵커 ▶

잠깐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이 정도면 오픈채팅이 범죄에 악용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 보이는데, 이걸 막을 방법은 없는 겁니까?

예를 들면 아예 성인이 미성년자에게는 말을 걸지 못하게 한다든지, 조건을 걸 수도 있지 않나요?

◀ 기자 ▶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단체방을 만들 땐 운영진이 나이나 성별 등 조건을 걸 수 있지만 1대1 대화방을 만들 땐 제한 조건을 따로 설정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1대1 대화방에도 해당 기능을 적용할 순 없는지 카카오에 물었더니, 아직 필요성이 없는 걸로 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오픈채팅이 범죄에 악용되는걸 막기 위해 부적절한 단어가 채팅방 이름이나 닉네임에 사용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다, 대화내용까지는 검열할 수 없어 이용자 신고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앵커 ▶

어쨌든 오픈 채팅방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범죄의 경로로 다양하게 악용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책이 꼭 필요해 보이고요.

특히, 이번 사건처럼, 성적 자기 결정권을 완벽하게 행사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송정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