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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특파원이 간다] 한국 교민 보기 힘들어진 베이징‥그 이유는?
입력 | 2024-02-04 20:14 수정 | 2024-02-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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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베이징 특파원 이문현입니다.
제가 이곳에 부임한지 이제 만 1년이 됐는데요.
저는 지난 1년간 이곳에서 코로나 봉쇄가 풀린 중국 사회의 변화상을 직접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한국 교민 사회는 봉쇄 이전보다 오히려 더 위축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변화의 모습과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베이징 업무중심지, 천안문 근처에 있는 쌍둥이 빌딩.
LG그룹의 중국 사업 거점이었는데, 2020년 매각 후, 계열사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식당가를 둘러봐도 더 이상 한국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빌딩 방문객]
″예전에는 한국 가게가 많았다면서요. 원래는 LG 빌딩에 한국인이 많이 근무했으니까요.″
그 역할은 조선족 식당이 대신합니다.
[빌딩 방문객]
″아마 저 식당일 거예요. 그런데 한식은 아니에요.″
옆 건물, SK타워도 마찬가지.
지난해 5월, 입주해 있던 계열사들의 철수가 완료됐습니다.
베이징의 코리아타운, 왕징은 어떨까.
해물 요리와 파전 등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이 횟집은 저녁시간, 대부분 만석입니다.
그런데, 식당에서는 한국말보다 중국말이 더 자주 들립니다.
[김명순/왕징 한식당 운영]
″주로 한국 손님들이 한 50~60% 정도가 있으시고요. 주말에는 이제 한국 분들이 한 20%, 그 외에는 중국 분들이 많긴해요.″
지난해 기준 중국에 있는 한국 재외국민은 21만 5천 명.
사드사태 이전보다 약 40% 줄었습니다.
집계를 2년마다 하는데, 할 때마다 4-5만 명씩 감소하는 겁니다.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이 지역 신축급 아파트도 전에 없던 공실이 생겼고,
[부동산 중개원]
″발령 오는 손님이 줄어든 거 같아요. 공실이 있어요.″
2년 전까지만 해도 명맥을 유지하던 ′K-패션 지하상가′도 이젠 완전히 문을 닫았습니다.
한인 학교 상황도 심각합니다.
1천 명이 넘었던 학생들이 매년 감소해 올해 학생 수는 5백 명 대로 떨어집니다.
[최해순/북경한국국제학교장]
″한 70% 정도가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이제 그런 게 아무래도 줄다 보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그런 경우가 생기죠.″
교민 사회가 위축된 것은 코로나19 봉쇄에 이어 미·중, 한·중 관계 악화로 우리 기업들의 사업 환경이 열악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 중국이 지난해부터 강화된 반간첩법을 시행한 것도 한몫했습니다.
이제는 중국에서 통계자료를 검색하거나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법 위반이 될 수 있어, 교민들의 일상생활이 갈수록 제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민]
″이 법 자체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이런 상황이니까‥걱정들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3국은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중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이 회담이 한·중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교민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 특파원 이문현 입니다.
영상취재·편집: 고별 (베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