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는 에어컨이 있어도 학생들이 쓰지 못하고 찜통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측에서 에어컨 리모컨을 뺏어가 쓸 수 없다는 게 이유인데, 어찌 된 일인 지 배연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대학교 기숙사 시설인 가온과 도원 생활관.
바깥기온은 25도 정도인데 생활관 내부는 30도 가까이 됩니다.
학생 두 명이 함께 생활하는 방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활관 두 곳에서 지내는 학생은 1천3백 명이 넘는 데 요즘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무더위에 고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강원대 도계캠퍼스 생활관 입사생 (음성변조)]
″정말 너무 더워서 몸이 뜨거워요. 막 몸에 열이 갇혀있는 거 같고. 드라이기 하면 너무 더워서 드라이기도 못 쓸 정도로 지금 덥고…″
학생들이 더위를 식히려면 개인용 선풍기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탁상용 정도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일부 설치돼 있는 다른 생활관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당초 학기 중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방학 프로그램 일반 참가자를 위한 것이라 생활관 측은 리모컨을 회수하고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에어컨을 사용하면 벌점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강원대 도계캠퍼스 생활관 입사생 (음성변조)]
″리모컨을 뺏어가셨더라고요, 에어컨을 설치했는데. 그래서 여쭤보니까 방학 특강을 듣는 학생들을 위한 거라고 학기 중에 있는 학생들은 쓸 수 없다…이렇게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그럼 쓸 수 없냐 그랬더니 그거 틀면 벌점 주신다고…″
강원대 도계캠 기숙사 입사생들은 생활관 내 찜통더위를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강원대 생활관 측은 고지대에 있어 기온이 높지 않아 처음부터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용을 금지한 건 에어컨이 설치돼있지 않은 다른 기숙사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최근 기온이 높아지는 일이 많아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에어컨을 사용하면 벌점을 주겠다고 지시한 적도 안내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